하림그룹 에코캐피탈 계열사 CP매각 활발… 일부 대출재원으로

[사진=하림지주 제공]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코캐피탈이 계열사에 기업어음(CP)을 매도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실탄은 일부 계열사에 대출로 이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올 들어 대기업집단 소속회사가 계열사로부터 기업어음(CP)을 사들인 곳은 하림그룹 선박관리회사인 포스에스엠과 펫푸드업체 하림펫푸드 2개사뿐이었다.

하림펫푸드는 이달 14일 에코케피탈에서 발행한 CP 100억원어치를 3.20% 할인율로 샀다. 포스에스엠도 오는 28일 같은 목적으로 100억원어치 에코케피탈 CP를 같은 할인율에 매수했다.

작년 12월에는 에버미라클(100억원)과 그린바이텍(20억원), 제일사료(100억원), 한강씨엠(30억원)이 에코케피탈 CP를 매수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참트레이딩이 40억원 규모 CP를 사들였다. 작년 9월에도 제일사료와 그린바이텍, 포스에스엠이 각각 100억원, 20억원씩 CP를 매수했다. 앞서 에이치에스푸드도 170억원어치 CP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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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를 발행한 에코캐피탈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아들인 김준영씨가 100% 출자한 올품이 최대주주다.

CP 발행으로 만들어진 자금은 일부 하림 계열사에 대출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농업회사법인 순우리한우는 지난 1월 22일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에코캐피탈로부터 46억2500만원을 차입했다. 만기일은 오는 2021년 1월 17일로 이자율은 5.5%다.

즉 에코캐피탈이 3% 초반 할인율로 CP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그 자금으로 5%가 넘는 대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익률로 따지면 60%가 넘는다.

에코캐피탈은 2010년 4월 금융업 진출을 위해 만든 할부금융회사다. 당시 제일사료(30%)와 제일곡산(30%), 농수산홈쇼핑(20%), 선진(20%)을 비롯한 하림 계열사가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했다. 2015년 1월에는 김 씨가 올품을 통해 에코캐피탈 지분 100%를 440억원에 매입했다.

문제는 그룹계열사에서 돈을 빌려 다른 계열사에 대출하는 방식을 통해 이득을 얻는 행위가 국정감사 등 수차례 지적에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시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편법 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 방식으로 25세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준 하림 등을 보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에코캐피탈은 설립 이듬해부터 꾸준히 흑자를 내다가 얼마 전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말 기준 영업손실은 34억원, 순손실은 31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