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알고보면 금융사?

2020-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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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앱 사용자 애플·구글페이 추월

모바일 주문 도입 5년만에 1억건 돌파


전세계 80여개국 3만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스타벅스가 글로벌 커피전문점을 넘어 IT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38만여곳의 커피 농장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해 실시간으로 원두의 유통 과정과 경로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커피 원두 재배부터 가공,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화했다. 고객들이 지갑 속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한 선불카드로 커피값을 결제하는 것도 더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스타벅스가 커피 사업과 무관해 보이는 블록체인, 비트코인에 뛰어든 이유는 단순하다. 전세계 스타벅스 이용자들이 스타벅스 앱에 보관하고 있는 현금이 환율 변동이나 각국 중앙은행 시스템을 거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29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스타벅스의 결제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2018년 기준 2340만명에 달한다. 이는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을 넘어서는 규모다.

2009년 모바일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했을 당시 앱에 결제 기능을 탑재했는데 서비스를 출시하자마자 금융사를 위협하는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스타벅스는 앱에서 고객의 충전금을 받아두고 고객이 원하면 환불해주는 일종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비대면 주문인 '사이렌 오더'와 전자 쿠폰 관리, 모바일 자동충전 등 전자상거래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편리성과 접근성을 내세웠고, 예상은 적중했다. 현재 스타벅스 앱을 이용한 결제는 40%에 달한다. 스타벅스는 앱에 예치된 금액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에서만 12억 달러, 전세계적으로는 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간편 결제 서비스 1위 업체인 페이팔이 독보적인 현금 보유량을 갖고 있지만, 상위 5개 금융사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최대 선불 카드 제공 업체 중 하나인 그린닷코프보다는 2배 이상 많다.
 

[그래픽=아주경제 DB]

한국에서도 스타벅스의 인기는 엄청나다. 2013년 150억원 수준이던 선수금 규모는 2017년 700억원까지 증가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처음 선보인 '사이렌 오더' 활성화가 선수금 증가세를 이끌었다. 2014년 전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자체 기획을 통해 론칭한 사이렌 오더는 2016년 9월 주문 1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1억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활용해 전세계 어디에서든 하나의 앱으로 현지 통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국 고객이 미국 스타벅스에서 포인트 결제를 할 경우, 원화로 쌓은 포인트를 비트코인을 거쳐 달러화로 환전해 즉시 결제가 이뤄지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그룹 ICE(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의 자회사 백트(Bakkt)가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하나의 가설로 제기됐던 '스타벅스 앱 기반 비트코인 결제'가 실제 서비스로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 블랜디나 백트 CPO(최고제품책임자)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2020년 상반기 출시될 상품의 첫번째 파트너는 스타벅스"라며 "현재 백트는 스타벅스와 모의 테스트뿐 아니라 소비자 앱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인파트너스는 "스타벅스가 이미 충분한 수준의 모바일 결제 소비자와 예치금을 확보한 만큼 비트코인 결제 대중화를 이끌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라며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주요 기업이 서서히 늘어나 2020년이 비트코인 결제 대중화의 원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스타벅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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