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화웨이 런정페이 5년만의 출석…트럼프 만날까

2020-01-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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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군비경쟁으로 형성될 미래' 세션 연사로 나서

美 화웨이 보이콧 맞서 유럽 '우군' 확보전

트럼프도 참모진 대거 이끌고 다보스行

中관영언론 "트럼프는 런정페이 만나는거 고려해야"

오는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 포럼)서 중국인들이 주목하는 게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주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남 여부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속 두 사람이 만난다면 그만큼 의미가 깊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언론조차 런정페이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촉구할 정도다. 

◆ '기술전쟁 미래' 논하는 런정페이···유럽 각국 '우군' 확보에 전력  

런정페이는 포럼 첫날인 21일 오전 '과학기술 군비경쟁으로 형성될 미래'라는 세션에 연사로 나선다. 런정페이의 다보스행은 5년 만이다.  지난 2015년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을 때는 ‘런정페이와의 대화’ 세션이 마련됐었다. 당시 그는 이 자리에서 화웨이의 창업 스토리와 미래 기술 발전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현재, 미국은 중국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하이테크 기업 발전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자국기업의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재한데 이어, 유럽 등 동맹국에도 화웨이 기술 도입을 배제하라며 압력을 넣고 있다.

이로 인해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도입할지 여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며 유럽은 사실상 미·중 기술전쟁의 주요 전장으로 떠올랐다. 현재로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화웨이 장비 도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점차 기우는 모습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사진=신화통신]


런정페이의 5년 만의 다보스행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런정페이로선 전 세계 정·재계 지도자들이 모인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보안 우려는 근거 없는 것으로 화웨이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할 것임을 적극 선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맞서 유럽 각국 정부 인사, 기업인을 만나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 올해 포럼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등이 유럽 정계 지도자과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中관영언론 "트럼프·런정페이 만남" 촉구도

그동안 '화웨이 보이콧'에 앞장 섰던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 다보스 포럼에 얼굴을 내민다. 참모진도 대거 이끌고 온다.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포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런정페이가 다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관료들과 접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하이테크 기술 발전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온 만큼 런정페이가 미국 관리들과 접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지난 15일 '트럼프는 런정페이를 다보스에서 만나는 걸 고려해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해 두 사람의 만남을 촉구했다.

신문은 앞서 미·중 무역 1단계 서명 직후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두 사람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일단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는 미·중 기술전쟁 격화를 우려해 온 전 세계 하이테크 업계와 나스닥 기술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했다.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도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만남이 미·중 기술전쟁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사실 런정페이도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해 왔다. 지난해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구는 "미중 양측이 IT 발전을 위해 협력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혹은 은퇴 후에 화웨이 본사를 방문한다면 열렬히 환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캡처화면]


한편 중국에서는 한정 중국 상무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21~22일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 대표단엔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 리간제 생태환경부 부장, 펑화강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비서장,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 등이 포함됐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를 비롯해 장융 알리바바 회장, 장밍 바이트댄스 회장,  '중국 스타트업 대부' 리카이푸 혁신공장 회장,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쑨제 시트립 회장, 장이천 중신캐피탈 회장 등 중국기업 총수들도 다보스를 찾는다.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는 전 세계 각국 정상 70여명과 기업인 1500여명이 참석한다. 올해로 개최 50주년을 맞은 다보스 포럼에는 '화합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 관계자들'을 주제로 사흘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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