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면세점 업계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인천공항 제1 터미널의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가 발표됐다.
대기업 부문에서는 기존에 T1에서 면세 사업을 하고 있던 롯데, 신라, 신세계의 입찰은 기정사실화된 상황. 여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까지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입찰은 올해 8월 계약이 종료되는 총 8개 사업권을 대상으로 공개경쟁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기업 사업권 가운데 현재 신라면세점이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는 DF2구역과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4구역,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DF6구역을 운영하며 가장 많은 구역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년 전 사업권을 한 차례 반납한 뒤 현재는 주류·담배·포장식품을 판매하는 DF3구역 한 곳만 운영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패션·잡화를 운영하는 DF7구역을 맡고 있다.
중소중견 구역 3곳 중 DF9는 SM면세점, DF10은 시티플러스, DF12는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 중이다.
대기업 사업권이 모두 이번 입찰 대상에 포함되면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소위 '빅3' 면세점은 물론 신흥 대기업 면세점인 현대백화점까지 뛰어들 것으로 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두산이 포기한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인수, 올 상반기 개점을 앞두는 등 세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은 전세계 면세점 중 지난해만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노른자 입지다. 기존에 구역을 많이 확보한 업체는 '수성', 파이가 작은 업체는 '고지 점령'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실제로 인천공항 면세점을 확보하면 구찌,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3대 명품 및 유명 브랜드 유치가 보다 수월해지고 '바잉파워'도 커진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무엇보다 공항과 시내 면세점을 모두 확보해야 고객 유치에 시너지가 생긴다.
이에 T1에서 가장 많은 3개 구역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은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세계 3대 공항(인천, 싱가포르 창이, 홍콩 쳅락콕) 트라이앵글 구축을 위해서도 뺏길 수 없다.
앞서 2018년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사업권을 토해낸 뒤 절치부심해 온 롯데면세점은 화장품 매장 등 구역 확대가 간절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구역을 수성 또는 확대하며 점유율을 키우고 싶어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입찰공고를 확인한 뒤 신중히 결정할 것"이란 입장이지만, 바잉파워 확대를 위해 입찰에 나설 것이 유력시 된다.
이번 입찰은 지난해 말로 예상된 공고가 늦어지면서 업체로선 사업제안서 제출 기한이 빠듯해졌다. 또 DF3와 DF6 구역 일부가 2023년 계약이 끝나는 DF1 탑승동 매장 운영권에 포함돼 파이 계산도 복잡해졌다. 매출이 부진한 탑승동 면세구역을 인기가 높은 동측 구역 사업권과 묶인 것. DF1 탑승동 매장 중 주류와 담배, 식품 매장은 신세계의 사업권이 만료되는 2023년 8월 이후 DF3 사업자에게, 패션·기타 매장은 DF6 사업자에게 각각 넘어가게 된다.
입찰 참가 등록은 오는 2월 26일 오후 4시까지다. 사업제안서 및 가격입찰서 제출 마감은 다음달 27일 오후 4시다. 사업설명회는 인천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오는 22일 오후 2시 열린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권별로 평가를 거쳐 최고 득점을 기록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해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계약자가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심사 승인을 받으면 최종 운영사업자로 확정된다.
낙찰된 사업자는 오는 9월부터 영업을 시작, 5년간 특허권을 확보한다. 이후 평가 기준 만족 시 개정된 관세법에 따라 추가로 5년을 더해 최대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