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틱 장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던 홍기호 씨. 그는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는 음성 틱 장애를 15년간 앓았다. 생전 틱 장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저는 틱을 합니다”라는 글이 새겨진 명함을 나눠주며 틱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섰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더욱 충격을 안겼다.
최근 틱 장애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틱 장애를 유튜브 콘텐츠 삼아 대중에게 다가간 유튜버 아임뚜렛의 거짓말 때문이다.
38만명 구독자가 느꼈던 배신감은 그 이상일 것이다. 틱 장애 편견을 깨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산산조각 났다.
이런 거짓말 행각은 금세 드러났다.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아임뚜렛은 틱 장애를 과장한 게 사실이라며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하루 만에 문을 닫았다. ‘응’ ‘아잇’ ‘푸르르’를 반복하며 장애를 희화화했던 그는 사라졌다. 장애를 쉽게 생각했던 한 유튜버로 인해 사회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헤아릴 수 조차 없는데. 상처는 남아있는 틱 장애인의 몫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유튜버 아임뚜렛이 틱 장애를 앓는 정신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
장애에 대한 인식은 그전보다 더 악화됐다. 아임뚜렛을 따라 장난을 치는 학생들 때문에 초등학교에서는 따라하지 말라는 공지도 나왔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없도록 처벌 또는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의 저자 류승연은 발달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에는 미디어가 한 몫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틱 장애 인식 개선에 전념했던 홍기호 씨가 죽은 지 7년이 지났다. 이런 비통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장애에 관한 우리의 인식 개선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