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53>​] 스포츠계 강타한 경제 불황

2020-01-1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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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올해 들어 국내 스포츠계에 경제 불황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2016년말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인 강타자 이대호와 사상 최고인 4년 15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1984년 이만수(삼성) 이후 무려 35년만에 지난해 포수 타격왕을 차지한 두산 양의지는 4년 125억원을 받고 NC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올해는 FA 시장에 찬바람이 쌩~ 불었다. 대어가 없긴 했지만 19명의 FA중 14일 현재 계약을 맺은 12명중 최고액이 오지환의 4년 40억원이다. 기아 안치홍(29)이 ‘2+2년 56억원’으로 롯데로 이적했지만 실제는 2년 최대 25억원(옵션 5억원)으로 보는게 맞다.

2년후 안치홍이 ‘2년 31억원’의 추가 계약을 체결할수 있지만, 수비 비중이 크지 않은 2루수인데다 장점인 홈런이 줄어드는 추세여서(2018년 23개⟶19년 5개) 31억원은 보장되기 힘든 금액이기 때문이다,

찬바람은 여자 골프에도 몰아쳤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세계 1위인 고진영(25)은 메인 후원사 계약을 매듭짓지 못한 채 지난 3일 미국으로 떠났다. 고진영의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 SM은 출국전 메인 후원사 계약을 마무리하려 애썼지만 불발됐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면 세계 톱 랭커가 스폰서 로고도 없는 ‘빈 모자’를 쓰고 대회에 나갈 수 있다. 한국의 인기 스포츠 여자골프에서 세계 최고 선수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건 아이러니다.

물론 최근 골프 산업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새로운 골프단이 나오지 않아 최고 선수를 잡으려는 스카우트 경쟁이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세계 1위가 흔해졌다는 것도 문제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와 박인비가 1위에 오른 이후 최근 3년 새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이 최고 자리에 올랐다. ‘여왕 프리미엄’이 그만큼 줄었다.

기업에선 선수 몸값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입장이다. 잘하는 선수는 많은데 팬의 시선을 사로잡을 개성이 넘치는 선수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수 위상이 올라가면서 연예인처럼 미디어 노출 빈도를 줄여 (기업이 볼 때는) 효율이 낮아졌는데 돈은 더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고진영 측에서 원하는 액수가 이전 계약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추측한다.

그래도 올림픽의 해에, 꾸준하고 안정된 경기력으로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진영이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니지먼트사는 선수와 기업 사이에서 원활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쪽으로 쏠려 오히려 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만들기도 한다. 선수와 기업 양측에 이익이 가고, 궁극적으로는 선수가 운동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LPGA 투어 2020시즌은 16일 개막한다. 고진영은 2월 중순 혼다 타일랜드 대회부터 출전하는데, 과연 남은 한달동안 새 스폰서가 정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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