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美-이란 무력충돌 공포에 뉴욕증시 요동...유가 급등

2020-01-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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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0.81%↓...WTI 3.1%↑...금값 1.6%↑

3일(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의 이란의 무력충돌 공포에 요동쳤다. 하루 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유가와 금값이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81%(233.92포인트) 하락한 2만8634.8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71%(23.00포인트) 내린 3234.85에, 나스닥지수는 0.79%(71.42포인트) 미끄러진 9020.77에 각각 장을 닫았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한달 만에 최대 낙폭을 썼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에 360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투자자들은 요동치는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했다. 미국이 하루 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핵심인사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공습해 암살한 데 대해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다짐하면서 투자심리가 쪼그라들었다.

미국 측은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지난밤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서 행동했다"면서 "이란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한 추가 공격을 차단해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은 긴장 완화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란의 보복이 뒤따를 것이며 미국이 다시 군사 행동에 나설 것을 우려했다. 미국도 중동에 병력 3500명을 추가 배치키로 하는 등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 제조업 지표도 부진하게 나와 투심을 짓눌렀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8.1에서 47.2로 하락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6월(46.3)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지수는 50을 기점으로 그 위면 경기 확장을, 그 아래면 경기 위축을 가리킨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도 중동 불안감을 반영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지수는 0.52% 떨어져 3773.37에 마감했다.

독일 DAX지수가 1.25% 급락해 1만3219.14에 거래를 닫았다. 지난달 실업률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이 높아졌다. 다만 프랑스 CAC40지수는 0.04% 강보합한 6044.16에, 영국 FTSE100지수는 0.24% 오른 7622.40으로 장을 마쳤다.

중동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1%(1.87달러) 뛴 63.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70%(2.45달러) 급등한 68.70달러를 가리켰다.

리스크 오프 심리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6%(24.30달러) 상승한 1552.4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88%에서 1.79%까지 떨어졌다. 국채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엔화 가치도 달러를 상대로 0.5% 뛰면서, 엔·달러 환율은 108.07엔을 가리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에 따른 시장 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레이그 발리에르 AGF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원유 시장이 동요할 것이고, 증시도 주의해야 한다"며 "상황이 개선되기 전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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