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까지 총 8500여가구에 달하는 강남권 재건축 일반 분양이 쏟아진다. 4월 29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서둘러 분양물량을 밀어내면서 강남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1월), 강동 둔촌주공(4월) 등 알짜단지 분양이 잇따른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된 만큼 실수요자들은 자금 조달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7일 청약을 진행한다. 2023년 2월 입주예정으로, 총 3375가구 중 특별공급 23가구를 포함한 25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강동구 둔촌주공도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오는 4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1만2032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한다. 현재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분양가 협상을 진행 중인데(조합예정가 3.3㎡·3550만원) 인근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최소 5억원 이상 저렴하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일반분양 356가구)도 '통매각'을 포기하고 일반분양으로 선회했다. 조합 관계자는 "4월 28일 전에 분양승인을 신청할 것"이라며 "분양승인절차를 감안하면 오는 5월께에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석면철거 작업으로 상반기 불투명했던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일반분양 1294가구)도 일반분양을 4월로 앞당겼다. 이 단지는 강남의 신흥 부촌으로 부상하는 개포동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알짜 사업지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 5구역 재건축(일반분양 1686가구)과 방배 6구역 재건축(일반분양 479가구)도 연내 일반분양이 예고돼 관심이 쏠린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과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 6구역도 올 상반기 각각 378가구, 477가구씩 일반분양이 예정됐다.
이른바 강남 로또단지는 최근 최고 경쟁률이 700대 1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당첨되는 순간 웬만한 서울 변두리 아파트 한 채 값의 차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3.3㎡당 분양가가 4891만원으로 책정돼 33평형 기준 약 4억~5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서울 서초구 '서초그랑자이(GS건설)'의 경우 일반분양 174가구 모집에 7418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경쟁률 42.63대 1을 기록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전면 차단되는 만큼 예비 청약자들은 자금조달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강남권에 들어서는 재건축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강남, 송파 등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한번 청약통장을 사용하면 10년간 재당첨 기회가 없다.
가령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78㎡기준)의 경우 분양가가 14억5800만원(1층)에 책정돼 1차 계약 및 2차 계약시(3월 2일)에 각각 1억4580만원이 필요하다. 6회에 걸쳐 내는 중도금 8억7480만원은 분할납부가 가능하지만 전액 대출이 불가하다. 또 이 단지의 분양가는 현재 15억원이 넘지 않지만 입주 시점인 2023년에는 시세가 15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 입주 때 잔금(2억9160만원) 대출도 할 수 없다.
분양시장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로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이 '끝물'이라는 위기감이 생기면서 올 상반기 분양시장에 광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