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M&A] 생존·효율·성장…각자도생·합종연횡 전략

2019-12-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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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장가능성 높인 배민…2020년 더 큰장 기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인수합병(M&A)은 자본시장에서 ‘꽃’으로 불린다. 기업 체질 개선과 성장을 담당하는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올 한해 국내 기업 M&A는 불황 속 생존을 위한 거래가 주를 이뤘다. 운영 효율성은 물론 이 과정에서 성장을 모색하는 곳도 있었다. 향후에도 시장 재편을 위한 M&A는 지속될 전망이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말이 있다. ‘옳은 선택’은 그 미래가 증명해줄 것이다.

◆시장도 놀란 M&A

30일 빅테이터 분석 전문업체 딥서치(deepsearch)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딜(거래)은 웅진코웨이가 넷마블에 인수(1조7400억원, 25.08%)된 것이다.

게임업체인 넷마블이 렌탈사업에 진출한다는 점이 시장 관심을 이끌어낸 가장 큰 이유다. 넷마블은 ‘구독경제’를 강조했지만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7년 2조4248억원에서 지난해 2조213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98억원에서 241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넷마블 매출액은 2조2407억원, 영업이익은 2254억원으로 실적 부진을 떨치진 못할 전망이다. 2017년 상장 이후 줄곧 하락한 주가도 이를 방증한다.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게임분야에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유명 지적재산권(IP)으로 게임을 재구성하는 능력은 있지만 자체 IP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로(0)에서 시작하는 창작능력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반면 게임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갖추게 되면서 스마트홈 생태계를 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업에 집중하기보다 더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단순 규모 측면에서 보면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배달통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거래가 가장 크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과 인터넷 기업 M&A에서 가장 큰 거래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DH는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40억달러(4조7500억원)으로 평가하고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했다. 우아한형제들 주요주주로는 힐하우스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있다. 네이버도 관련 지분 매각을 통해 ‘잭폿’을 터뜨렸다.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은 13%로 이후 DH 본사 지분으로 이전된다. DH는 우아한형제들 흡수로 세계 배달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가 됐다. 아시아 시장은 우아한형제들과 DH가 50대 50으로 투자해 설립한 우아DH아시아가 공략한다. 김 대표가 회장을 맡으면서 국내에서 보여준 역량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 쉬완스를 2조원에 인수했다.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강행했다. 관련 실적은 올해 2분기부터 가시화됐지만 막대한 재무부담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실적도 부진하면서 등급 강등 우려도 커졌다

결국 CJ제일제당은 부동산 매각(인재원)과 유동화 대금(구로공장) 등으로 총 1조1328억원, 해외 자회사 상환우선주(RCPS) 3000억원 발행으로 차입금 축소 등 재무구조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경영패러다임을 전환한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은 지난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안(30.77%, 3200억원)을 처리했다. 이 거래대금을 포함한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지불하는 자금은 무려 2조5000억원이다.

논쟁 측면 가장 많은 의견이 나왔던 딜이기도 하다. 아시나아항공 자회사를 포함 여부를 놓고 통매각과 분리매각에 대한 효율성, HDC그룹 편입 후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 효과, 재무부담 축소를 위한 에어부산 매각 가능성 등 내용이 주를 이뤘다.

아시아나항공 국내 매각은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그 신호탄을 쏜 격이다. 저가항공사(LCC)들도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노선변경·인수합병 등을 모색 중이다. 향후 항공업 전반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그 시기는 언제인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 1위 추격…지속되는 시장 재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을 통해 새롭게 출발했다. 그룹 내 2개 물류회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운영과 효율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물류 전쟁’ 속에서 양사 택배와 3자물류, SCM, 2PL, 항만하역 등을 이어간다. ‘세계 상위 물류기업’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그룹 내 중추 역할로 부상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서 ‘LG헬로비전’으로 간판을 바꿨다. 종합 미디어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통신업계 만년 ‘3위’를 탈피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목을 받았던 거래는 이노션이 디지털 광고대행사 웰콤그룹을 인수한 것이다. 인수 지분율은 85%, 금액으론 1835억원 수준이다. 부족했던 디지털 관련 사업부문 확대와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실적은 내년 7월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굵직한 거래가 있었던 한 해였지만 끝이 아니다. 내년에는 더 큰 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3인방(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도 그룹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M&A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미국 앱티브와 합작법인(JV) 설립 규모를 뛰어넘는 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임업계 M&A는 더욱 기대된다. 전통산업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M&A는 글로벌 진출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격이다.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에 따른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크로스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 등이 선두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게임사인 컴투스도 7000억원 규모 실탄을 준비 중이다.

사모펀드 참여도 더 활발해지고 있다. 단순 투자에 이은 차익을 넘어 행동주의를 통해 기업 경영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힘이 강해지면서 국가 인프라산업에도 도전하는 등 그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사실 올해 국내서 이뤄진 대부분 딜 배경에는 사모펀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년 주요 매물로는 넥슨·두산공작기계·대우건설 등이 꼽힌다. 이밖에도 보험사도 시장에 줄줄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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