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2016년 강일출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은 양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피해자들은 지난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대해 "위안부 문제 합의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외교적으로 보호받을 권리, 재산권 등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런 주장에 대해 2015년 '위안부 합의'는 말 그대로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이 아닌 '정치적 합의'에 그친다고 판단했다. 이런 비구속적 합의의 경우 피해자의 대일배상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없기 때문에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서면이 아닌 구두 형식의 합의에 그친 점 ▲국회 동의 등 헌법상의 조약체결 절차 거치지 않은 점 ▲한·일 양국의 구체적인 권리·의무가 언급되지 되지 않은 점 ▲일본의 사죄와 반성의 법적 의미를 확인할 수 없는 점 ▲10억 엔이라는 일본 출연금에 대한 시기, 방법이 언급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면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합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권리가 처분되었다거나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적 보호권한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헌재의 판단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대응 TF는 27일 오후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정부가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장문은 "헌재가 2015 한일 합의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 사건에서 한일합의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보호권한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등 노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헌재 판단을 존중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역시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을 운운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범죄 사실을 인정,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