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돼지열병에 돈방석 앉은 중국부자…자산 4배↑

2019-12-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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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돈육업체 '무위안식품' 창업주…올 들어 자산 4배로 급증

"돼지도 태풍을 만나면 날 수 있다." 

중국 창업신화를 일군 토종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최근 중국에서 '돼지' 덕분에 돈방석에 오른 인물이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대륙을 휩쓸며 양돈 농가의 시름이 깊어졌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은 중국 돈육가공업체 무위안(牧原)식품 창업주 얘기다.

돼지 사 육·가공만 27년째인 연 매출 20억원 규모의 무위안식품 창업주 친잉린(秦英琳) 회장은 돼지열병 덕분에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돈을 번 기업인이 됐다. 

 

[무위안식품]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친 회장 자산은 약 86억 달러로, 연초 대비 4배 넘게 급증했다. 순위에 든 기업인 중 자산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 그는 현재 블룸버그 억만장자 195위에 올라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친 회장이 돼지열병 위기의 최대 승자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돼지열병 사태로 돼지 사육량이 줄어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으면서 무위안식품 순익은 폭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올 들어서만 돼지고기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 덕분에 무위안식품의 올 3분기 순이익이 15억4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 급증했다. 덩달아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서만 3배 가까이 올랐다. 

무위안식품은 양돈농가, 운송트럭 등에 대한 철저한 살균 소독과 환기시스템으로 돼지열병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친 회장이 앞서 3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돼지열병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며 "'맹렬한 허리케인'을 잘 넘겨 발전의 최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친 회장은 1965년생으로 '농업대성(大省)' 허난성 출신이다. 허난농업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그는 약 3년간 국유기업에 몸담았다가 고향인 허난성 난양으로 내려와 양돈기업을 차렸다. 돼지 22마리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연간 돼지 500만마리를 도축, 1300억 위안(약 20억원)의 매출을 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친잉린 무위안식품 회장[사진=웨이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돼지열병에 따른 대량 돼지 살처분으로 경영난에 빠진 일부 소규모 양돈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무위안식품 같은 대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진단했다. 

무위안식품 이외에 WH그룹, 신시왕(新希望) 등 중국 대형 돈육가공업체도 돼지열병의 수혜자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신시왕그룹 창업주인 류융하오(劉永好) 회장 자산(110억 달러)은 올 들어서만 2배 가까이 늘었다. 류 회장은 올해 90억 위안을 투자해 대형 양돈기지 9개를 신설해 돼지 사육두수를 680만마리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 예방백신, 치료약이 없어 현재로서는 살처분이 확산을 막기 위한 유일한 대책이다. 지난 1년 새 돼지열병 여파로 전 세계 사육두수의 절반가량인 4억마리가 넘던 중국 내 돼지 사육두수가 반토막 나며 '돼지고기 파동'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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