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결단…'경영난' 두산건설 23년만 상장폐지

2019-12-1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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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주식매입해 100% 자회사 편입

그룹지원에도 재무구조 개선 불가능…박정원 회장 결단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데일리동방] 매각설이 나돌았던 두산건설이 결국 모회사인 두산중공업 품으로 들어간다. 두산중공업 편입 이후 유동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본격화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두산건설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두산건설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모회사인 두산중공업과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89.74%(9월말 기준)와 잔여 주식 전량을 두산중공업에 넘기고 100% 자회사로 편입돼 비상장사로 전환한다.

주식 교환비율은 두산건설 주식 1주당 두산중공업 주식 0.2480895주다. 공개매입 소식 직후 두산건설 주가 역시 13일 하루 동안 9%가 넘게 오르는 등 큰 변동폭을 나타냈다.
 

지난 2013년 경기도 일산에서 분양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투시도.[사진=두산건설 제공]


양 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경영 제고와 사업 시너지 확대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두산건설은 지난 몇 년 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기조를 이어왔다. 2013년 경기도 일산에서 분양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이 미분양되며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게 결정적이었다.

당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시행사가 시중은행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으로 대출받은 수천억원 가운데 수백억원을 빼돌리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시도한 사실까지 적발되면서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구속되고 결국 부도처리됐다. 이후 다른 시행사에 사업이 넘어갔으나, 앞선 시행사와 긴 법정 공방을 벌이며 5년 이상 사업이 지체됐다.

2009년 착공과 동시에 분양에 나섰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공사인 두산건설은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14조원 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후에도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일감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 시공능력평가가 23위로 역대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감이 줄어들자 자연스레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7.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9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8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계속되는 대규모 적자가 그룹 차원 손실로까지 이어지게 되자 결국 이 같은 결정이 나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에는 매각설까지 불거졌지만 두산건설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실제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대규모 손상차손 인식과 영업부진으로 지난해 4217억원 순손실을 냈다. 2017년 1097억원 손실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부채는 늘고 자본은 줄어든 구조 탓에 부채비율도 꾸준히 증가해 300%에 육박하게 됐다.

이에 지난 2월 유상증자를 비롯해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그룹 공통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유동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5월에는 동시 유상증자를 단행해 9483억원을 조달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두산건설 재무부담이 지주사인 두산과 두산중공업 신용등급 하락까지 이어지자 위기론이 꾸준히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5월 정기평가를 통해 “대규모 손실을 촉발한 두산건설 사업 위험 상존과 두산중공업 수익구조 약화 진행은 지주사인 두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상장폐지 후 유동자산 매각과 부실자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2013년 일산 두산위브더 제니스 미분양 사태를 겪으면서 15조원 규모 부채를 떠안게된 이후 지금까지 역신장 기조를 이어왔다”며 “꾸준한 그룹 차원 지원에도 재무구조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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