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법정 입찰비리' 전 법원행정처 과장 2심서 징역 8년으로 감형

2019-12-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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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들 일부 감형…내부고발자 선고 유예

대법원 전자법정 구축 사업 과정에서 퇴직 직원의 업체에 수백억대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주고 뒷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전 법원행정처 직원 등이 2심에서 감형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1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뇌물)등 혐의로 원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강 아무개 전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과장을 비롯한 14명의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원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강 전 과장과 손 아무개 전 사이버안전과장은 일부 혐의가 무죄로 나와 2심에서 징역 8년으로 감형 받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유 아무개 행정처 행정관 또한 징역 6년에서 징역 5년으로 형량이 줄었다.

이들에 대한 벌금과 추징금 액수는 1심과 같이 1~7억으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뇌물을 받아 공무원 직무의 신뢰를 훼손한 죄책이 무겁지만, 법원의 전산 분야 공무원으로서 재판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법원의 재판과 관련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양형기준상 일반직 공무원에 적용하는 형량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뇌물을 주고 전자법정 사업 입찰을 따낸 전 법원행정처 직원 남 아무개씨도 징역 6년에서 4년으로 감형 받았다.

이 밖에도 대법원 전자법정 구축 사업 과정에서 행정처 직원들과 업자 간 비리에 가담했으나 이후 이를 언론에 제보한 이에게 재판부는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입찰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장비 공급업체 직원 이 아무개씨에게 징역 1년의 선고를 유예하며 "내부고발자를 사회가 보호해야 하고 형사재판에서도 그 취지를 충분히 참작해야 사회가 더 깨끗해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씨는 원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날 선고에 따라 석방된다.

남 씨와 공모해 입찰담합 등 비리에 가담한 납품업체 관계자들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강 전 과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7억2000만원, 추징금 3억50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손 전 과장에게는 징역 10년과 벌금 5억2000만원, 추징금 1억8000여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유 행정처 행정관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2000만원 및 추징금 6000여만원, 부정처사후수뢰등 혐의로 기소된 이 행정관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한 이들에게 뇌물을 건네고 전자법정 사업입찰을 따낸 전 법원행정처 직원 남 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남 씨는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공무원 출신으로 2007년 부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법원의 실물화상기 도입 등 총 400억원대 사업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남 씨와 현직 행정처 직원들 사이 일종의 '커넥션'이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돼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법원행정처 직원들은 남 씨의 회사가 입찰을 따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뒷돈을 받은 정황이 파악됐다. 이들은 입찰 정보를 남 씨에게 전달하거나 특정 업체가 공급하는 제품만 응찰 가능한 조건을 내거는 등 계약 업체를 사실상 내정해 두고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공무원들은 이 과정에서 6억9000만원가량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 대법원전산정보센터.[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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