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빈소] 김우중 회장 ‘넓은 세상’ 곳곳에서 애도 물결

2019-12-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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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장례’ 원했지만 밀려드는 화환

정ㆍ재계는 물론 스포츠ㆍ연예계까지…분야 가리지 않는 추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가운데)이 10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향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데일리동방] “세계는 넓다”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눈을 감자 세상 곳곳의 이름이 추모 행렬을 이어갔다.

10일 대우차 로고가 박힌 셔틀버스를 뒤로하고 도착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은 경제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의 흔적이 역력했다. 전날 숙환으로 별세한 김 전 회장의 마지막 모습은 취재진 수십명이 아닌 각계 인사의 마지막 인사(人事)로 이목을 끌었다.

이날 추모 물결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재계에선 황각규 롯데 부회장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고인을 추모했다. 복도에선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이 빈소를 바삐 오가며 추모객을 맞았다.

빈소를 나온 재계 후배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오후 3시 50분부터 10분간 유족을 위로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층 입구를 향하다 고인의 사진을 5초 남짓 바라보았다. 정 부회장은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상기된 표정으로 “안타깝다”고 말하며 차에 올랐다.

김 전 회장의 고등학교 2년 후배인 손경식 CJ회장도 5시 50분께 빈소를 떠나며 "과거 압축성장 시기 대표적 경영인인데 이런 분들이 많이 활동해서 경제를 빨리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학창 시절 "기율부장이라고 완장차고 지각하면 야단 쳤다"며 회상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일 하실 땐 잠도 제대로 안 자면서 젊을 때 박력있게 일 하셨는데 이제 조금 가셔서 쉬셔야 할 것 같다"며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오랜만에 만난 인연과 담담히 안부를 물으며 발걸음을 마친 경우도 있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1층 카페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커피를 마셨다.
 

손경식 CJ 회장이 10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서 조의를 표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정계에선 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고인을 추모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재윤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동연 경제부총리, 권병현 전 주중대사 등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학계에서도 정갑영・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 등의 애도가 이어졌다. 연세대 상경대 출신인 김 회장은 동문 기부금을 보태 1996년 연세대 서울캠퍼스에 ‘대우관’을 남겼다.

추모 인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2000여명으로 대부분 대우 임직원 출신이다. 대우그룹은 1999년 해체 이후에도 임직원 간 끈끈한 유대를 자랑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지난 3월 대우그룹 창업 52주년 기념식을 열고 정성립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2명에게 자랑스러운 대우인 패를 시상했다. 연구회 관계자는 "(정 전 사장 등이) 왔을 것"이라면서도 "대우 출신 인사가 워낙 많이 와서 누가 왔는지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장으로 준비된 고인의 빈소는 그의 바람대로 소박했다. 유족 측이 부의금과 화환을 거절했지만 장례식장 지하 1층은 화환에서 잘려나온 리본이 줄줄이 붙었다.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와 텍사스레인저스 추신수, LPGA 박희영 선수 등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배우 독고영재와 정준호의 이름도 벽에 걸렸다. 빈소 바로 앞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의 이름이 조문객을 마주했다.

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은 다음날에도 이어진다. 11일 오전 9시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오후 2시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일행이 조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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