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손병석 사장, 코레일 쇄신 카드는?

2019-12-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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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분식회계·안전 등 수많은 악재

대륙철도·남북 철도,산업 구조개편 등 과제 산적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사진=코레일 제공]

[데일리동방]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항상 수장에 대한 자질론이 불거져왔다. 공기업이다보니 낙하산 인사가 대부분이어서 철도업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자질론 지적의 가장 큰 배경이었다. 지난 3월 취임한 손병석 사장은 전문성면에서 자질론에서는 자유로웠다. 하지만 도덕성, 근로자 안전사고와 자살사고와 노조원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자질론이 제기됐다. 여기에 최근 코레일의 분식회계 논란으로 인해 고초를 겪고 있다. 물론 전임자의 작품(?)이지만 현 수장인 손 사장이 그 책임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국토부 철도국장 역임한 전문가

손병석 사장은 1962년 경남 밀양 출생이다. 배제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손 사장은 1986년 22회 기술고등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복합도시기획팀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혁신기획팀장·기획재정담당관으로 일했다. 이후 세종시기획단과 여수세계백람회조직위원회를 거친 뒤 국토교통부로 돌아와 국토정책국장, 수자원정책국장, 철도국장 등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기획조정실에 이어 지난해 말까지 국토부 1차관을 맡았고 올해 3월 철도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전임인 오영식 전 사장은 정치권 출신으로 전문성 부족이 늘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말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이후 미흡한 대처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때문에 차기 사장으로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자질로 꼽혀왔다. 손 사장은 국토부 시절 철도국장 등을 역임하며 철도 업무 경험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으며 전문성 논란은 피했다.

◆ 의도인가 실수인가 ‘분식회계’

코레일이 지난해 순이익을 실제 금액보다 4000여억원 부풀려 1000억원대 적자를 3000억원 흑자로 둔갑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코레일이 흑자 공공기관에 선정되기 위해 분식회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은 과거부터 실적악화에 따른 재무위기에 시달려왔다. 감사원의 ‘공공기관 결산검사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 실적은 지난 2016년 매출액 5조6936억원, 영업이익 1217억원, 당기순손실 2265억원이다. 2017년도 매출액 5조7867억원, 영업손실 4670억원, 당기순손실 8555억원 등 대규모 적자에 허덕였다.

지난해 역시 매출액 6조3268억원, 영업손실 340억원, 당기순손실 1050어원 등으로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민자역사 점용기간 만료로 인한 지분법 손실 등 기저효과 등의 비용 감소로 인해 손실폭이 줄었지만 ‘부실 공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떼어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누적 적자만 15조원에 이르는 코레일이 지난해 순이익을 과대 계상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나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감사원에 따르면 ‘2018년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심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해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이월결손금의 공젱한도가 법인세법상 60%로 축소됐음에도 100%로 오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법인세 수익 3943억원이 과다 계상됐다.

‘이월결손금’이란 각 사업연도 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발생한 각 사업년도 소득에서 이월결손금을 공제한 금액으로 법인세 과세표준이 된다. 이월결손금은 미래회계기간의 법인세 납부액 감소를 줄여주므로 그 효과를 당기에 자산으로 계상하고 같은 금액만큼 법인세 수익으로 처리한다.

그 결과 실제 당기순손실 약 1095억원이 발생했음에도 약 4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 수익이 과다 계상되면서 재무제표상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893억원으로 오작성됐다. 코레일은 오작성된 재무제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고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전년대비 한 단계 오른 B등급을 받았다.

◆ 부실공기업·죽음의 공기업

손병석 사장은 고질적인 실적부진과 분식회계 의혹 외에도 허술한 안전관리와 노조 조합원 상대 갑질 논란으로도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근로자의 안타까운 죽음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는 남다른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철도 선로 보수 작업 중 안전인력 부족으로 노동자 3명이 열차에 치이는 ‘밀양시설반 직무사상사고’가 발생해 중상 2명, 1명이 사망했다.

철도 현장 개선이 지속적인 요구로 손 사장 역시 위험한 철도 작업 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바뀐 것이 전무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밀양역 사고 20일도 채 되지 않아 지방 시설사업소에서는 코레일 측의 갑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근로자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 안전·대륙철도 등 산적한 과제

손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년 반 동안 국토부 1차관을 맡으며 주거복지와 집값 안정, 건설 안전 등 민감한 정책들을 이끌어왔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그가 여러 현장을 발로 뛰며 소통형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소 급하지만 소탈한 성격을 지닌 그는 뛰어난 기획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손 사장의 책상 위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철도 분야 최대 이슈인 안전 문제를 비롯해 대륙철도 사업, 국민 신뢰 회복, 남북 철도 연결, 철도 공공성 강화와 수익성 개선 조율, 산업 구조개편 등 등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과제다.

조직을 얼마나 단합된 힘으로 이끌 수 있으냐도 문제다. 전문성 부족 논란을 받으며 중도 사퇴한 상황에서 나름 전문성을 갖춘 관료 출신의 다른 면모도 보여줘야 했지만 똑같은 일은 반복됐다.

원포인트 불펜투수가 아닌 롱릴리프로 나선 손병석 사장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손 사장 개인의 잘잘못을 떠나 코레일의 수장으로써 코레일을 어떻게 쇄신시켜 나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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