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2일(이하 현지시간)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 "기본적으로 합리적으로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 SMA 틀 내에서의 협상이 원칙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대사는 이날 SMA 4차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협상에서 물러설 수 없는 기본 원칙을 묻자 "최종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정 대사는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면서 "(SMA 틀에)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는 현행 SMA에서 한국 측이 부담하는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틀 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이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남은 협상에서의 난항을 시사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정 대사는 또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물음에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3차 협상 결렬 후에도 미국 측과 접촉해 왔다면서 "드하트 대표 등 상당한 정도로 긴밀한 협의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대표 간엔 계속적으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내 타결 가능성과 관련해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은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보다 좀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 간에는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계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논의해 간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정 대사는 "어찌됐든 수용 가능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두 나라에 다 이득이 될 수 있는, 그리고 한·미동맹이 강화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더불어 '드하트 대표가 실질적 협상 권한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해 "제가 언급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실질적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지급된 방위비 분담금 중 미국의 미집행금이 상당부분 남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 대사는 "지난 10차 SMA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간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개최된 3차 회의 당시 드하트 수석대표가 협상 80여분 만에 협상장을 이석, 협상이 파행됐다. 드하트 수석대표는 협상 결렬 후 장외에서 "한국이 우리 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미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