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한 중국대사에 싱하이밍(邢海明) 주몽골 중국 대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관련 전문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싱 내정자는 한국어에 능통하고, 북한 근무 경험이 있는 ‘한반도통’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전통에 따라 주재국 언어 구사능력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주일본 중국 대사들만 봐도 대부분이 ‘재팬스쿨’ 출신의 일본통이다. 우리나라도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008년까진 한국어에 능통한 대사가 역임했다. 초대 장팅옌 대사와 리빈, 닝푸쿠이 대사들은 모두 북한에 체류한 적 있는 '한반도통'이었다.
싱 내정자는 1986년 중국 외교부에 발을 들인 뒤 1988~1991년, 2006년~2008년 까지 두 차례 주북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 한국대사관에서도 1992~1995년, 2003~2006년, 2008~2011년 세 차례 근무하면서 공사참사관과 대리대사까지 역임했다. 한국과 북한을 번갈아 오가며 근무한 셈이다. 따라서 그는 중국 외교부 내 재직 하고 있는 외교관 중에 가장 한반도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싱 대사는 대표적인 '지한(知韓)파'로 알려져 있다”며 “그가 주한중국대사로 확정된다면, 중국이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싱 대사가 북한 대사관에서 장기간 근무 경험이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북한 대사관에서 긴 시간 근무를 하고 한국에 대사로 오는 사람은 싱 대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무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싱하이밍 대사를 통해 미·중·한·북 4자간 외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자 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있어 한국 내 긍정적인 대중 여론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 이후 냉각된 한·중 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서 싱 대사가 내정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싱 대사는 과거 한국에서 근무했을 당시 능통한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 정계의 많은 인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싱 대사가 아직 어색한 한·중 관계를 자연스럽게 풀어줄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에서의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승찬 소장도“직설적인 싱 대사의 성격상 한·중관계는 좀더 본질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것”이라며 “한·중간 소통의 창구가 좀더 다양화, 다층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싱하이밍 대사의 직급이 일본과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것은 우려된다는 해석도 있다. 올해 주일본 중국대사로 임명된 쿵쉬안유 대사는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의 인사다. 반면, 싱 대사는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출신으로 현재 주몽골 중국 대사에 재임 중인데, 이는 슝보 주베트남 중국대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슝보 대사는 중국 외교부 부국장과 산둥성 르자오시 부시장을 지낸 바 있다. 중국은 대사 서열로 상대국에 부여하는 외교적 중요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