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 백화점부문(이하 신세계)은 올 3분기 ‘전성기’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호실적을 냈다.
신세계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순매출액은 1조6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분기 사상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영업이익도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운영사인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56% 줄고, 현대백화점 역시 23.8% 줄어든 것과 달리 ‘나홀로 함박웃음’을 지은 것이다.
외향적이진 않지만, 사업 추진력은 오빠 못지않게 파워풀하다.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구상한 ‘남매 경영’의 한축을 제대로 맡고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사이먼, 신세계센트럴시티, 까사미아 등은 정 총괄사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내실이 더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4426억원이며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의 이 같은 호실적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탁월한 혜안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정 총괄사장은 이화여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에서 유학하며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고 선구자적인 식견을 갖고 있다.
이런 장점을 앞세워 정 총괄사장은 최근 수년간 패션(분더샵), 명품(면세점 3대 브랜드 유치), 화장품(비디비치·시코르), 리빙(자주·까사미아)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다져왔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키면서 롯데·신라에 이어 ‘빅3 면세점’으로 입지를 탄탄히 했다.
이는 정 총괄사장이 세계적 명품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방한할 때마다 만나는 등 오랜 기간 교분을 맺어온 결과다.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서울 명동점을 시작으로 강남 센트럴시티, 인천공항 제 1·2 터미널에 모두 입점하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고 있다. 같은 시기 특허권을 획득한 갤러리아, 두산 등이 모두 최근 특허권을 반납하며 백기투항한 것에 비해 독보적인 성과다.
재계 관계자는 “정유경 총괄사장은 오프라인 위기 속에서 백화점이 모두 실적 악화인 가운데 명동본점, 센트럴시티, 부산센텀시티, 대구신세계 등 대형화와 고급화를 통해 차별화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신세계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모두 호실적을 내는 등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실속 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