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뒤 중림동 언덕 골목길을 걸어올라가다 보면 길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새로운 건물이 나온다. 성요셉아파트 앞 오래된 판자건물과 창고를 개조한 '중림창고'다. 오는 28일 오픈하는 중림창고에서는 박지호 아레나 전 편집장이 진행하는 '심야책방'과 '심야살롱'이 매월 열릴 예정이다. 1980년대 말부터 중림동에 터를 잡고 의상실을 운영해온 송윤애 선생님의 아틀리에(수선집)와 도시감성을 주제로 한 감각적인 편집숍 '도시서점'도 문을 연다.
서울시가 서울역 일대 서계‧중림‧회현동에 새로운 도시재생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앵커시설 8개소를 오는 28일 개관한다고 27일 밝혔다.
앵커시설은 주민 공동이용 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문화생활에 소외된 지역에 문화거점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장르와 테마를 넘나드는 이색 공연, 강의, 런칭쇼 등이 열리며,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고 지역에 활력에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재생의 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일반주택과 건물을 매입했고, 공공건축가가 참여해 저층 구릉지의 장점과 각 공간의 특성을 살린 리모델링과 신축을 병행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시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붐업을 위해 지난 2016년~2018년 주요 입지를 선정하고, 일반주택과 건물을 매입해 공간을 확보했다. 지역별 주민협의체를 통해 주민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전문가‧관계자 워크숍을 수차례 열어 각 앵커시설의 활용용도와 운영방향을 정했다.
시는 서울역 일대 앵커시설 조성을 위해 총 10개의 시설을 매입했다. 이번 8개 시설 개관을 시작으로 내년 중으로 나머지 2개소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설운영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도 창출, 이 일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기반이자 주민주도 자립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시설 운영은 서울역 일대 지역주민이 공동출자해 만든 도시재생기업(CRC)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과 요리인류의 컨소시엄(서울역 해피루트456)이 맡는다.
지난 4월 출범한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 대부분(70%)이 중림‧회현‧서계동 주민들로 구성된 도시재생기업이다. 나머지 30%는 일대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협력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이다. 조합원 각자 5만~200만원씩 출자해 참여했다.
8개 앵커시설은 △중림창고(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 △은행나무집(문화예술공간) △청파언덕집(마을카페) △감나무집(공유부엌, 공유서가) △코워킹팩토리(봉제산업 거점공간) △계단집(마을카페) △회현사랑채(도시형 마을회관) △검벽돌집(쿠킹스튜디오) 등이다.
28일에는 아동상담 전문가인 정유진 '하이 토닥' 소장을 초청해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개최한다.
29일에는 청파언덕집에서 서계‧청파 봉제장인들과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지역 패션 브랜드 'Agoing'(어고잉)의 런칭쇼가 열린다. 아울러 이욱정PD가 직접 선보이는 요리와 셰프들의 요리시연, 맛있는 시식이 함께 하는 쿠킹 스튜디오도 예정됐다.
중림창고에서는 박지호 편집장의 첫 번째 '심야책방'이 진행되는데 첫 게스트로 배우 봉태규가 참석한다.
30일 회현사랑채에서는 지난 2년 간 진행한 남촌주 재생 프로젝트를 돌아보는 행사가 열린다. 전국 팔도의 10여 종의 전통주 시음과 남선희 북촌전통주문화연구소 원장이 들려주는 전통주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편,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은 서울역·중림동·회현동·서계동·남대문시장 일대 총 5개 권역(195만㎡)을 종합재생하는 내용이다.
시는 철도로 단절된 서울역 일대 균형발전을 위해 지난 2017년 12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서울로7017을 중심으로 주변지역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서울역 일대 지역주민과 전문가, 공공건축가 등과 함께 준비해온 8개 앵커시설 개관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활성화 거점이 확보됐다"며 "서울로7017 개장 이후 주변 지역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