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토커] GS홈쇼핑, 스타트업을 ’쇼핑’하다

2019-11-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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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GS그룹-4: 벤처생태계 구축…투자후 자회사 편입도

홈쇼핑사업과 시너지 모색 위한 복안

서울 문래동 GS홈쇼핑 본사 전경. [사진=견다희 기자]

[데일리동방] GS홈쇼핑은 2011년부터 국내외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GS홈쇼핑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과 고객 간 거래(B2C), 소비자 간 거래(C2C), 플랫폼 등 상거래 영역은 물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검색, 마케팅, 소셜네트워크 등 다방면에 걸쳐 스타트업을 발굴, 협업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전담 조직을 꾸려 지분 인수뿐 아니라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27일 GS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벤처펀드와 스타트업 지분 취득액은 451억원이다. 이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912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이 51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투자규모는 전년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홈쇼핑 성장 정체

GS홈쇼핑은 최근 몇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IPTV에서 T커머스 채널과의 경쟁 심화로 인한 송출수수료 상승 탓이다. 올해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줄어들기까지 했다.

GS홈쇼핑 영업이익은 지난해 1~3분기 962억원에서 올해 1~3분기 912억원으로 58% 감소하면서 영업이익 기준 순위가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취급고와 영업이익 모두 11.7%, 35.6%씩 줄었다. GS홈쇼핑 측은 여름휴가 등 비수기 영향, 일본제품 불매로 인한 일본상품 방송 중단, 계절상품 판매 부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홈쇼핑업계는 최근 실적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정부가 홈쇼핑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또한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도록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실효성에 의문이 따르고 있다. 판매수수료는 내려가고 송출수수료는 올라간다면 홈쇼핑업체들에게는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관리 강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앞서 정부가 구성한 유료방송‧홈쇼핑 상생협의 성과가 없었던 만큼 이번 조치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지난해 대비 올해 감소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9년간 500여개 스타트업 투자

GS홈쇼핑은 신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허태수 부회장 주문 아래 유망 스타트업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GS홈쇼핑은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국내외 비즈니스에 접목해 상호 성장하는 선순환의 길을 찾고 있다. 간접투자까지 포함한 세계 투자 스타트업수는 500여곳이며 투자 대상 기업은 한국은 물론 북미,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를 아우른다.

GS홈쇼핑은 단순 자금을 투자하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벤처캐피털(VC)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심사역이 포진해 있는 벤처투자팀과 인수합병실 외에도 전문가 집단인 CoE팀을 미래사업본부 산하에 두고 있다. 이들은 투자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개별적이고 직접적으로 지원한다.

GS홈쇼핑은 올해 신규 투자 회사만 9곳에 이른다. 두번째(20억원)·쿠캣(50억원)·얌테이블(30억원)·레페리(49억원)·몰로코(72억원)·프레시지(10억원) 등 음식과 온라인 채널에 접점이 있는 곳들로 본업과의 시너지를 노렸다.

또 베트남 럭스테이(14억원)와 르플레어(34억원), 아랍에미리트 아이와(19억원) 등 해외 투자도 진행했다.
 

GS홈쇼핑유망 스타트업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만 9곳의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를 감행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존 스타트업 회사 중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서비스 측면에서 GS홈쇼핑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곳에도 추가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곳이 반려동물 전문몰을 운영하는 펫프렌즈로 GS홈쇼핑은 4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온디맨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ODK 미디어와 GS홈쇼핑에 모바일 마케팅 성과 분석툴을 서비스하는 AB180에도 각각 30억원, 15억원을 출자했다.

이밖에 국내외 벤처캐피털 펀드에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배달의민족·토스 투자로 유명한 알토스벤처스 6000만달러(약 706억원) 규모 1호 펀드에 500만달러(59억원)를 넣었으며 미국 앤드리슨호로비츠, 중국 시노베이션벤처스, 동남아 고비파트너스 펀드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AI·콘텐츠 등 4차산업 관련 투자도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GS홈쇼핑이 투자한 4차산업 관련 기업은 40여곳으로 78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이버, SK, 현대‧기아차 다음으로 높은 투자금액이다.

GS홈쇼핑은 벤처투자를 통해 투자효과뿐 아니라 자체사업에 시너지를 취하고 있다. 펫프렌즈는 GS홈쇼핑 모바일 전용관에 입점해 400%대에 이르는 성장을 이끌어냈다. 가장 최근 투자한 펫프렌즈의 투자유치 자금은 경기 전역 대상의 새벽배송사업 개시에 사용될 예정이다. 펫시터와 미용, 도그워킹 등 반려동물서비스 진출을 추할 방침이다. 더불어 100만건 반려동물 구매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기획, 내수시장과 해외시장 타진도 검토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따라 움직이는 CCTV ‘앱봇라일리’는 GS홈쇼핑 T커머스 채널 GS마이샵에 입점해 2억원 매출을 올렸다. 

GS홈쇼핑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 유일한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특별회원이기도 하다. 최근 허태수 부회장을 비롯해 사내이사과 사외이사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미래사업본부가 진행하는 투자심의 절차 현안이 보고됐다. 그동안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건에 대한 지분 취득이나 매각 안건을 다뤘지만 이번처럼 총 현안에 대한 보고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GS홈쇼핑은 차액을 노리는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사업적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적투자자(SI)로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텐바이텐·29CM과 같이 투자회사를 자사 쇼핑몰에 입점시켜 독점적 판매권을 확보하거나, 브랜딩·마케팅을 통해 이들 사업 내용과 판로를 확장하는 식으로 지분 투자 이후 자사 전략과 부합하는 회사라고 판단하면 M&A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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