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FDA 승인…철저히 준비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

2019-11-27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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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vs물적분할' 논쟁 속 유연한 대응 준비

수펙스추구협의회 집단지성 힘 제대로 발휘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사진=SK바이오팜 제공]

[데일리동방] SK바이오팜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가운데 그간 진행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의 ’인적분할 vs 물적분할’ 논쟁이 분분했지만 SK바이오팜의 FDA에 신약 판매허가 신청(NDA)과 최종 승인일, 상장예비심사 청구와 발표 시기 등을 고려하면 ‘철저히 계획’된 시나리오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배경에는 ‘집단 지성’의 힘을 강조하는 ‘유연한 사고’가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SK바이오팜은 26일 오전 SK서린빌딩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기념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엑스코프리의 FDA 승인은 대한민국 제약산업에 한 획을 근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임상 개발과 판매 허가 신청까지 기술수출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 효과와 안전성 등이 세계 수준 기술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결과는 12월 중 발표된다. 엑스코프리의 FDA 판매 허가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 여러 사안이 맞물리면서 SK바이오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통산 1년(임상 성공 후)의 시간이 소요된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엑스코프리 임상 3상을 끝내고 11월 23일 판매 허가 신청(NDA)을 냈다. 올해 11월 중 결과가 발표는 예고된 일이었다.

FDA 승인 여부가 상장예비심사 청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IPO 과정에서 부진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럼에도 SK바이오팜은 FDA 승인 여부 시기에 맞춰 상장을 본격 추진했다. 판매 허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없었다.

조정우 사장은 “약 1년의 시간동안 FDA와 교류를 하기 때문에 승인 결과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며 “통상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은 85%의 확신을 가지지만 그보다는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설령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추가 임상실험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IPO는 진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85% 이상 확신’이라고 한다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 vs 물적분할’ 논쟁은 후자에서 전자로 무게가 실렸을 수 있다. 의견이 분분했던 만큼 SK그룹 측도 다양한 각도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처음에는 물적분할, 이어 인적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 어느 쪽도 지배구조 개편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SK그룹 측은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유동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의 FDA 승인, SK텔레콤 분할 방식에 따른 시장 반응 등을 종합한 ‘유연한 대응’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SK그룹 중심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있다. 전문경영인들의 집단지성 힘을 기반으로 직면한 문제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진행 중인 SK㈜를 중심으로 한 변화도 수펙스추구협의회 힘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수년간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은 ‘호수의 백조’와 같다. ‘철저한 계획’의 배경에는 ‘유연한 사고’가 깊게 자리 잡고 또 빠르게 움직인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SK바이오팜의 ‘희소식’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후 진행 과정에서도 ‘집단 지성’의 힘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SK그룹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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