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 차례 소환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이뤄졌다면 이번 소환은 서울동부지검의 '유재수 감찰 무마의혹' 수사팀(형사6부, 이정섭 부장검사)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수사로, 조 전 장관을 겨누는 검(劍)의 날카로움과 무게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내일(27일)로 예정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일정은 달라지겠지만 발부여부와 상관없이 소환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지난 14일과 21일, 두 차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의 소환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모두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수사대상이었다.
유 전 부산부시장의 금융감독원 금융정책실장 시절 비위 혐의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포착하고도 별다른 징계나 수사절차 없이 자진 퇴직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 전 장관이 어떤 형태로든 해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민정수석실 내 특별감찰반 소관으로 특감반장과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을 보고라인으로 한다. 당시 특감반장은 정경심 교수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이인걸 변호사였고 반부패비서관은 박형철, 민정수석은 조국 전 장관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 ‘경찰 수사개입 의혹’으로 청와대 특별감찰반 파견근무에서 강제 복귀 당한 뒤 해직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은 “윗선의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검찰에 특감반장과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을 상대로 고발장을 냈다.
또 그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훨씬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조 전 장관 측은 지난 3월 “유재수 부시장에 대해 감찰을 했지만 당초 혐의와 다른 개인적 문제가 불거져 사퇴시키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지난 9월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동부지검의 소환과 별개로 중앙지검 수사팀도 조 전 장관의 세번째 소환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청 주변에서는 조 전 장관의 변호인들과 구체적인 소환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상황에 따라 한번에 동부지검과 중앙지검이 같은 날 함께 조사를 할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각각 소환날짜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다른 검찰청, 다른 수사부가 주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검 반부패부(부장 한동훈 검사장)의 지휘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세 번째 검찰소환 조사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앞선 두 차례의 소환조사에서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검찰 역시 뚜렷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부지검의 사건으로 인해 중앙지검이 세번째 소환의 부담을 던 측면도 있다
어느 지검 사건이 됐든 이번 소환이 조국 전 장관 수사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