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ㆍ엘오케이 SNS 알고 보니 대가성 광고...7곳에 과징금 2.7억

LG생활건강 등 7개 업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 게시자에게 금전을 지급하고, 이 사실을 숨긴 채 광고해 2억7000여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G생활건강 포함 7개 사업자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억69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7개 업체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엘오케이, 엘브이엠에치코스메틱스 등 화장품 판매사 4곳과 티지알앤, 에이플네이처 등 다이어트보조제 판매사 2곳, 다이슨코리아 소형가전제품 판매사 1곳 등이다. 이들 업체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에게 자사 상품을 소개·추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상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높은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미치는 소위 ‘인플루언서’가 등장했다. 사업자들은 인플루언서에게 제품 사용 후기 게시를 의뢰하는 등 이들을 활용한 광고 규모를 늘리는 추세란 게 공정위 설명이다.
 

화장품 업체 '엘오케이' 위반 게시물 사례.[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 과정에서 7개 업체는 인플루언서에게 대가성으로 현금을 지급하거나 광고 대상 상품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지급한 금액은 LG생활건강 3억3700만원 등 모두 11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중 대가 지급 사실을 표시하지 않은 게시물은 총 4177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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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석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해당 게시물을 접한 소비자는 경제적 관계를 기초로 작성된 상업적 광고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인플루언서의 의견, 평가, 느낌 등의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오인해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방해받을 우려가 있다”며 “7개 사업자는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아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인스타그램 광고가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 △광고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 △위반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화장품 업체 엘오케이는 총 1130건의 위반 게시물 중 254건(22%)을 시정하지 않아 과징금, 시정명령과 함께 공표 명령도 내렸다. 나머지 6곳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위반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경제적 대가를 표시하는 등 위반 행위를 대부분 시정했다.

연 과장은 “이번 조치는 모바일 중심의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이뤄지는 대가 미표시 행위에 대한 최초의 법 집행”이라며 “소비자 간 상호 공유되는 정보의 정확성을 높여 소셜미디어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 행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