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에 막힌 DMZ 관광…NLL에 눈 돌린 외국인 관광객

2019-11-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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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진 여행사 통한 NLL 이용 관광객, 전년 동기 대비 10배 상승

강화 평화전망대. NLL 경계를 넘어 북한이 보인다. [사진=코스모진 제공]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DMZ(비무장지대) 일대에 대한 체험·생태 관광이 중단되면서 국내 안보 관광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NLL(Northern Limit Line, 북방한계선)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대표 정명진)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산되면서 NLL을 필두로 DMZ를 대체할 수 있는 안보 관광지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관광지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단연 NLL이다.

코스모진측은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진 판정을 받은 10월부터 최근(11월 10일)까지 40여 일 간 NLL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를 집계한 결과 일 평균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NLL은 서울에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확보돼 있다는 점이 대체 관광지로 주목받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상품은 민간인 통제선을 넘어선 NLL 조망과 함께 강화평화전망대, 김포함상공원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강화 평화전망대는 북한 주민 생활상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라볼 수 있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김포함상공원은 과거 52년간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으로 활동했던 LST 671 운봉함이 정박해 있는 곳으로, 이를 통해 해상전투, 해군생활 등을 느껴볼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안보 관광지도 주목받고 있다. 1970년대 대통령 비밀 벙커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의도 지하 벙커’는 복합 예술 공간으로 변모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근현대 군사 문화 상징이자 유산을 색다른 형태로 즐길 수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북악하늘길 제 2코스 ‘김신조 루트’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가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걸어온 이 길은 당시 총격전을 벌인 흔적까지 남아있어 생생함을 더한다. 산을 따라 서울 구경도 하고, 역사적 현장도 느껴보는 1석 2조 장소로 각광받는 중이다.

군사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병영 캠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정통 스타일 병영 체험이 가능한 계룡 세계 군 문화 축제를 비롯해, 조선 시대 군사 훈련을 경험해볼 수 있는 서산 해미읍성 축제 등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양한 사설 병영 체험 프로그램도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방한객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정명진 코스모진 여행사 대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사태로 DMZ와 JSA 관광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안보 관광지로 외국인 관광객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하루 빨리 DMZ 관광 투어가 재개되는 것을 바라는 것과 동시에, 이번 이슈를 계기로 안보 관광지 콘텐츠를 다양하게 발전시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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