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방어제도 토론회] 기업 성장 '한마음'...경영권·주주권리 강화 '균형' 찾아야

2019-11-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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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등 신사업 창출 관점에서 모색해야...해외 아닌 국내 현실에 맞는 제도 필요

21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지배구조와 경영권방어제도 토론회'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 황현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양규현 데일리동방 대표,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데일리동방]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소액주주 권리 강화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이 존재하지 않으면 주주 역할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강화도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제도 도입을 놓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만큼 단순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발전' 명분 아래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은 없다. 정부와 당국, 기업과 주주가 머리를 맞대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일리동방은 2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김종석의원실과 함께 ‘지배구조와 경영권방어제도 토론회’를 개최했다. 법무부, 전국경제인연합회, 아주뉴스코퍼레이션 후원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 주제 발표는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맡았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패널로는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황현영 국회입법처 입법조사관,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이 참여했다.

토론회에 앞서 양규현 데일리동방 대표는 “일반 주주 권리 강화와 동시에 기업을 성장시킨 대주주 권리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현 정부는 소액주주 권리 강화 정책에만 집중돼 있다”며 “정책 목표 달성과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나라 기업은 경영권 방어수단이 없어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며 “자본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벤처기업 등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관련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윤창현 교수는 ‘기업 경영권’을 강조하며 “옛말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는데, 이 절을 고쳐 스님이 잘살게 하면 더 좋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기업경영에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정책이 펼쳐져야 투자-고용-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는 오너 및 경영자를 위한 논의가 아닌 대기업의 향후 지속가능성과 생존가능성,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식으로 공헌할 수 있는 지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이 자리가 오너 개인 이익을 위해 모인 자리로 폄훼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와 경영권방어제도 토론회[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준선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영자를 위한 특혜가 아닌 부적절한 경영권 공격으로부터 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주요국과 동일하게 차등의결권주식제도, 포이즌필 등 M&A법제를 갖춰야 해외 자본으로부터 역차별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현영 조사관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영권방어 개념은 궁극적으로 같다”며 “외국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으며 주식 확보, 처분 방법도 각 국가별로 상이해 국내 현실과 제도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 등 3개 주체로 구성된 주식회사 지배구조 개선 취지도 성장과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삼현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는 대기업 경제력 집중을 막고 오너의 불법, 탈법 상속을 막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지만 이 잣대를 그대로 들이대는 건 불합리한 처사”라며 “경영권방어제도 도입은 4차 산업혁명, 신사업 창출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기술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권 방어제도를 상법 내 신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유정주 팀장의 주장은 전삼현 교수 의견과 대동소이했다. 유정주 팀장은 “나스닥 상장기업 중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 110곳의 영업이익은 7억8000만달러인 반면 나머지 2238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1억5900만달러에 불과하다”며 “영업이익률은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이 14.7%로 시장 평균인 9.7%를 웃돈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용이 큰 IT와 통신업 특성상 경영권방어와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결과 경영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유정주 팀장은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되 실제 적용은 각 기업 주주에게 맡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법무부는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경영권방어제도에 대한 의견을 데일리동방에 전달했다. 법무부는 1주 1의결권 등 국내 기업에 대한 주주 경영참여를 ‘경영 간섭’으로 간주, 이를 방어하기 위해 대주주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방식 등 수단 논의가 적정한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밝혔다.

포이즌필은 현재 대주주 중심 지배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기업 투명성 제고 역행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등의결권은 기존 주주 지배권 확장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양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종석 의원은 “국민연금 의결권을 정부가 목적실현 수단으로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국민연금이 5% 이상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객관적 재무적투자자로 머물 수 있도록 어떤 방안을 마련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황현영 조사관은 “연기금을 분리해 기금과 운용을 분리하는 방법이 있다”며 “자산운용사에게 자산뿐만 아니라 의결권도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국회방송을 통해 전국에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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