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토커] 해외면세서 롯데 누른 이부진, 호텔사업 인정은 언제?

2019-11-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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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호텔신라-5: 면세시장 키우고 호텔은 내실 다지기

사장취임 10주년 맞는 2020년 호텔해외 진출 ‘물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아주경제 DB]

[데일리동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2010년 취임하자마자 해외 면세시장 개척에 나서며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호텔사업 부분은 서비스 품질 개선 등에 주력하며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신라면세점은 명실상부 세계 3위 면세점에 이름을 올렸다. 치열한 세계 호텔 시장에서 한국 대표 호텔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하며 해외 진출도 목전에 두고 있다. 해외 면세점 진출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호텔신라가 호텔 확장으로 다시 한번 글로벌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부진 사장 취임…면세사업 확장 주력 ‘인정’
 

호텔신라는 지난 2015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면세점 그랜드 오픈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사진=호텔신라 제공]

신라면세점은 해외 면세 시장을 개척해나가며 세계 3위 면세점으로 성장했다. 이 사장이 체계적인 계획으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결과다. 2010년 12월 14일 호텔신라 대표이사 취임식을 가진 이 사장은 면세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면세유통사업 2011년 총 매출은 1조5011억원이다. 1조2147억원 이익을 거둔 2010년보다 23.6% 신장했다. 인천국제공항점에 루이뷔통 매장을 입점한 것이 주효했다. 호텔신라는 같은 해 김포공항 면세점과 마카오 스위트 매이 1호점도 열었다.

2014년부터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화장품·향수 매장 개장을 시작으로 해외에 꾸준히 진출했다. 현재 창이공항·홍콩 첵랍콕국제공항·마카오국제공항·태국 푸껫 시내면세점·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모두 5개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주요 허브공항 면세점 운영을 맡으며 공항 면세점 운영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경우 지난해 말 창이공항공사에서 운영 역량을 인정받아 사업 기간을 2022년까지 2년 연장하게 됐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제한적으로 국내 여행을 하는 상황에서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에 기형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런 만큼 변동성이 큰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사업을 넓혀가는 것은 면세점 보유 기업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 면세점 해외 진출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두 회사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지만, 해외 사업 부문에서 신라면세점은 어느 기업보다 앞서가고 있다. 2018년 신라면세점 해외 매출액은 1조1906억원을 기록했다. 2400억원인 롯데면세점보다 5배가량 많다.

면세점 해외 진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달 미국 대형 기내 면세점업체인 ‘쓰리식스티(3Sixty)’ 지분 44%를 1417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2015년 쓰리식스티 인수를 추진했던 이 사장은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수에 실패했지만 4년 만에 판을 뒤집었다. 마카오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서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지난 7일부터 독자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 측은 5년간 총 매출 7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라면세점은 미국 기내면세점 사업자 지분을 인수하면서 미주 지역 진출과 함께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상품 조달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 화장품 시장이 고급 브랜드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취임 후 호텔사업 부문 내실 다지기 주력…10년 만에 해외 확장
 
이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면세사업 해외 확장에 주력하면서 호텔사업 부문 내실 다지기에도 힘을 쏟았다. 

호텔신라는 서울과 제주에 신라호텔을 운영하는 것 외에는 해외 확장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쑤저우에 진지레이크호텔을 위탁 운영했지만, 브랜드만 빌려줬을 뿐 운영 방식이나 콘셉트 등에 관여하진 않았다.

호텔사업 부문 상반기 누적 매출은 2008년 783억원에서 2010년 906억원으로 16%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억원에서 10억원으로 23% 줄었다.

호텔이 제조업과 비교해 수익성이 적은 것도 해외 진출을 꺼렸던 이유였겠지만, 메리어트·힐튼 등 글로벌 체인 호텔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낮아 해외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호텔업은 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부동산을 비롯해 유형자산 취득과 시설 구축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10~15년마다 약 1000억원 예산을 들여 리뉴얼(개보수)도 해야 하고 인건비도 많이 든다. 하지만 호텔 객실 수는 한정돼 매출 발생에는 한계가 따른다. 매출 대부분이 면세점 사업에서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호텔신라가 벌어들이는 매출액 비중은 면세와 호텔이 9대 1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저조한 호텔 매출을 면세점사업이 메우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 사장은 무분별하게 호텔 외형을 확장하기보단 상품과 서비스 품질 차별화‧선진화를 꾀하며 내실을 다져나갔다. 브랜드 표준을 정립하고 인적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가 수장이 된 직후인 2011년 상반기 호텔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년 만에 10억원에서 78억원으로 68억원 늘었다. 연간 누계 매출은 2307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835억원을 투자해 2013년 서울신라호텔을 리뉴얼 오픈한 이 사장은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로 규모를 확장하며 호텔사업 수익성 개선을 꾀하기 시작했다.  2013년 경기도 동탄 1호점을 시작으로 9년 만에 서울‧천안‧부산‧제주 등지에 신라스테이를 연이어 개관했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호텔신라는 3분기 매출 4104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호텔그룹으로 성장했다. 

최상위 브랜드 ‘더 신라’와 비즈니스급 ‘신라스테이’, 업스케일(중간급)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을 선보이며 3종 라인업도 구축했다.

호텔신라는 이제 해외로 외형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사장이 취임 10년을 맞는 내년엔 베트남 다낭에 300개 객실을 갖춘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연다. 이곳은 해외 업체가 호텔신라를 찾아와 위탁 운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라 모노그램 다낭이 오픈 직후부터 당장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휴양지로 전 세계 관광객에게 인기를 끈 다낭에는 이미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 호텔이 진출해 성업 중이어서다. 특히 오는 2022년까지는 모노그램 외에도 공급될 호텔 물량이 많아 단기적 수익 창출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호텔신라는 인도네시아 발리에도 위탁경영 방식으로 신라 모노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호텔신라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미국‧중국 등 해외 10여곳에 진출한다. 역시 위탁경영 형태로 진출해 사업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021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200여개 객실 규모로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새너제이’를 선보인다.

휴양지는 ‘모노그램’ 브랜드로, 비즈니스가 활발한 지역은 ‘신라스테이’로 각각 오픈해 글로벌 호텔로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라 모노그램’은 신라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체인 호텔로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모노그램을 시작으로 활발한 진출을 통해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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