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내달 ‘신동빈표 임원인사’…칼바람 예고

2019-11-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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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체제 속 예년보다 한 주 앞당겨 발표...세대 교체·역량 위주

롯데유통BU장 교체 유력, 호텔BU장은 유임...'50대 기수론' 영향 주목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제공]


“올 연말 인사는 진짜 살벌할 것 같네요.”

롯데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의 이구동성이다. 매년 12월이면 단행되는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그 어느 때보다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의 살벌한 인사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가 선언한 ‘비상경영’ 체제로 이미 복선이 깔렸다. 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신동빈 회장과 롯데지주·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150여 명이 참석한 경영간담회에서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당부했다.

17일 복수의 롯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인사는 지난해보다 한주 빠른 내달 11일경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예년보다 빠른 인사는 광폭 물갈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계열사 대표와 주요 임원급이 대폭 교체되면, 그만큼 내부 조직 안정과 내년 계획을 세울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2년여간 신동빈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터라 과감한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 점도 올해 인사의 대규모 물갈이를 예견하는 이유다.

롯데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법적 문제들이 해소된 만큼 올해 ‘신동빈표 임원 인사’는 세대 교체와 역량 위주로 과감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이원준 롯데유통BU 부회장,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사진=롯데 제공]


우선 지난해 롯데그룹의 4개 부문(BU) 수장 중 식품·화학 부문이 교체되면서, 올해 나머지 2개 부문(유통·호텔서비스)의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일단 내년 3월 임기만료되는 유통BU장 이원준 부회장의 교체가 유력하다. 유통부문의 핵심인 롯데쇼핑(백화점·마트·슈퍼·하이마트 등)의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오프라인 위기의 벼랑 끝에 선 상황. 이를 타개하기 위해 롯데e커머스가 AI와 옴니 채널 강화 등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성과가 더디다.

롯데 한 관계자는 “유통BU장 교체는 기정사실인 것 같다. 무엇보다 실적이 너무 안 좋다. 이에 따라 유통부문 계열사의 연쇄적인 수장 교체가 이뤄지면 광폭 이상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원준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사장급인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입사 기수로는 이 대표가 한 기수 높아 유력시 되나, 전통적으로 백화점 대표가 유통부문 요직을 맡은 전례를 볼 때 인사 마지막까지 가늠하기 힘들다.

이들 중 누군가 한명이 유통BU장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연쇄적으로 유통부문 계열사 수장 변동 가능성이 크다. 내부적으로 적게는 3개사, 많게는 5개사 대표가 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세대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셈이다. 다만, 이 부회장 후임으로 롯데지주 사장급이 자리하는 인사가 단행되면 유통부문 계열사 대표급 인사도 소폭에 그칠 수 있다.

호텔서비스BU장은 롯데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변동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2015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주도해 온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부회장)의 유임이 점쳐지는 이유다. 특히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인 상황에서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송 부회장을 대체할 중량감 있는 인물이 없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일각에선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계열사 분할·합병, 상장 등을 지휘한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이 현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의 자리로 옮겨와 상장 작업에 매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세계 이마트와 CJ그룹 등에서 ‘50대 기수론’이 대세인 만큼, 롯데의 세대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62)를 비롯해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61),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60),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58) 등이 60세 전후라, 이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최근 5대 그룹 중 처음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계열사 전반의 구조조정설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특히 신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고 단행하는 첫 인사인 만큼, 혁신을 위한 광폭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롯데지주와 주요 계열사가 들어서 있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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