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차기 농협은행장 경쟁은 이대훈(59) 현 행장과 최창수 부사장의 '맞장'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14일 데일리동방 취재 결과 최창수 부사장이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임추위는 차기 은행장 후보군의 서류 심사와 평판조회를 통해 단독 후보로 압축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최창수 부사장도 당연히 임추위에 포함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임추위에선 제외됐다. 농협 내규 상 임추위 위원이 은행장(임원) 후보군에 오를 경우 임추위 활동이 중지된다. 최창수 부사장이 차기 은행장 후보로 올랐음이 확인된 대목이다.
그동안 이대훈 행장이 농협은행 역사상 최초로 3연임에 등극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이대훈 행장의 임기는 다음달 31일 끝난다. 우선 이대훈 행장은 농협지주 이사회에서 정한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 지침'에 근거해 자동으로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 속한다.
후보군은 농협지주 임추위의 심사를 거쳐 단독 후보가 정해지고, 이후 은행 임추위에 넘겨 최종후보자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은행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이 의결된다. 농협지주 임추위는 6명으로 구성된다.
이준행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유남영 이사, 이기연 이사, 박해식 이사 등 4명과 함께 이달 초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방문규 전 사외이사와 최창수 부사장이 포함됐었다.
최창수 부사장이 임추위에서 빠짐에 따라 이번 농협지주 임추위는 4명의 사외이사들로 구성, 오는 15일부터 은행장 선임작업에 착수한다. 40일 이내 단독후보를 추천해야 하는 내규 상 이달 말이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농협 내부적으로는 이대훈 행장의 연임 분위기가 형성중이다. 농협은행 사상 첫 순익 1조원 시대를 열었고, 김광수 농협지주 회장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금융업권을 선도하는 '디지털 금융사' 전환을 최단시일 내 이끈 점도 높게 평가된다.
이대훈 행장이 2017년 12월 취임한 이후 농협은행은 매년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고,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1922억원을 기록해 1년 전 보다 27.6% 늘었다.
다만, 일각에선 조직혁신 차원의 교체설도 제시된다. 대항마로는 단연 최창수 부사장이 꼽힌다. 그는 이대훈 행장의 1년 후배로, 나이와 입사년도 모두 1년 차이가 난다. 지난해까지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고 올해 지주 부사장(경영기획부문장)으로 이동했다.
전통적으로 지주 부사장 자리가 농협은행장으로 가는 직행 코스인 만큼 최창수 부사장이 차기 은행장이 될 거란 여론도 적지 않다. 이외에 이창호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이 후보군에 속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농협 관계자는 "간부들 대다수가 '이대훈 유력'에 동의하는 분위기이고, 다크호스는 보이질 않는다"며 "다만 농협 인사가 워낙 럭비공이다 보니 쇄신 차원의 히든카드를 꺼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