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세대는 가치관·사고방식·생활방식 등이 주택의 기존 주요 소비계층인 50~60대와 다르다. 이들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태어나 경제적 빈곤함을 겪지 않은 세대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행복과 자기만족에 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통신과 인터넷을 접하면서 차량·승차·숙박 등 공유경제를 체험하고 유튜브·SNS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 찾기에 능숙하다. 비혼·만혼·저출산·고령화·식생활 변화 등 다양한 사회 문화적 요인도 M+세대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소형 가구로 단순 분류하기도 쉽지 않다. M+세대는 소득분포가 고르지 않으며, 거주 지역과 목적에 따라 주거지를 택하는 근본적인 니즈가 다르다.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면 기성세대들이 주택을 '소유'하는 데 의미를 뒀다면 M+·세대는 소유보다 '주거문화'를 향유하는 데 더 큰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
M+세대는 공간을 선택할 때 안전·교통·편의시설 등 기본적 요소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교류나 취미 등 경험을 넓히고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대표적으로는 소형 풀옵션 오피스텔과 공유하우스가 있다.
오피스텔은 보안시설을 강화해 프라이버시가 철저하게 지켜지면서도 수영장·헬스장·필라테스룸 등 취미생활이 가능해야 한다. 여기에 라운지·루프톱·카페 등 편의시설이 탑재된 풀옵션 커뮤니티를 갖춘 생활공간을 선호한다.
공유하우스는 개인공간으로 사생활을 보장하면서 거실이나 테라스, 루프톱 같은 넓은 공간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할 수 있는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분양시장 관계자는 "최근 세대분리형 아파트, 전용면적 66㎡ 이하의 소형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청약가점제, 전용 84㎡의 중형 가구가 주도하는 가격상승 구조 등으로 소형 가구는 아파트 분양시장 진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그 대안으로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 레저와 문화가 융합된 공유하우스, 레지던스 등이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유하우스·공간 커스터마이징...주거 공간도 세분화
건설사들은 M+세대의 소득 세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인 20~30대의 경우 대학생·사회초년생·영앤리치(젊은 부자) 등으로 나눌 수 있고, 30~50대의 경우 골드 싱글, 기러기족(기러기 가정), 만혼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교통비 절약이 가능하고 편의시설이 밀집한 역세권, 청소대행·세탁 전문·식사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컨시어지 서비스, 세차장·친목활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공급됐던 초소형 원룸 타입의 획일적인 주거 공간에서 연령과 소득수준, 거주상태 세분화에 맞는 맞춤형 주거 공간을 개발하는 게 생존전략이 됐다는 게 기업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현대·대림·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단순한 커뮤니티 시설을 넘어 조식서비스, 클럽라운지, 문화센터 등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한 공간을 설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C2하우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소한의 내력벽 구조만 남겨둬 가족 구성원, 생활패턴 변화 등에 따라 가구배치나 공간을 직접 변경할 수 있다.
대기업들은 이미 1인 주택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자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선보인 고급 공유주택 '트리하우스'는 다음달 오픈 1년차를 맞는다. 8층 건물에 싱글족 72가구가 모여사는 고급 공유하우스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동대문구 휘경동 베니키아 케이피호텔을 리모델링한 공유하우스 '드웰 리빙 동대문'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초기 목적은 '분양'보다 '임대'....재테크 수단 주목받은 건 최근
우리나라 대표 주거공간인 아파트는 어떻게 변화돼 왔을까. 지금은 아파트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과거에는 분양보다 실거주 위주의 임대 목적이 우세했다.
아파트가 우리 생활에 들어온 때는 1920~1930년대 일제강점기로, 100년 남짓 됐다. 당시에는 '분양'이 아닌 '임대' 방식이었고, 가족 단위가 아닌 1인의 장·단기 숙박을 책임지는 공간이었다. 따라서 1인 거주자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상점이 오늘날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1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의 단지형 아파트는 1960년대 지어진 '마포아파트'가 최초다. 6층 높이의 이 아파트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지어졌다. 이후 '선분양 제도'가 더해지면서 아파트는 가족형으로 변모했다.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울타리를 친 폐쇄적 구조의 단지형은 국내에만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경제 개발이 본격화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급상승하면서 아파트도 고급스러워졌다. 오늘날의 커뮤니티시설인 '실외 수영장', '테니스장' 등이 단지 내 조성되기 시작한 것. 실제 준공된 지 오래된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는 테니스장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울 '잠실주공5단지'에는 야외 수영장이 있었다. 현재는 메워져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단지 내 야외 수영장은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반포주공에도 만들어졌지만 민원과 관리 등에 어려움이 많아 점차 없어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자이', '래미안', '푸르지오' 등의 브랜드 아파트가 생겨난 지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1990년대 말부터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소형평형 의무 비율 규제를 풀고 건설산업 경기를 끌어올리려 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요자들의 욕망을 건드리는, 건설사들의 고급 브랜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호반건설이 '호반써밋'을 선보인 데 이어 대우건설은 새 '푸르지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TV 광고를 지난 4월부터 시작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보다 고급화된 '르엘'을 론칭했다. 한화건설도 올해 기존 '꿈에그린'에서 한층 고급화한 브랜드 '포레나'로 바꿨다. 쌍용건설은 기존 아파트 브랜드 '쌍용예가'와 주상복합·오피스텔 브랜드 '플래티넘'을 통합, 고급화 브랜드로 내세운 '더 플래티넘'을 내놓았다.
5대 건설사 중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을 제외하고, 아파트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여 서울 강남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랜드마크 건립을 목표로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기존 '힐스테이트'에 '디에이치'(THE H), 대림산업은 기존 'e편한세상'에 '아크로', 대우건설은 기존 '푸르지오'에 '푸르지오 써밋'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각각 내놓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기존 아파트 브랜드의 상위 브랜드를 만들면서 효과적인 홍보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