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그룹은 ‘2020년 반도체 부진과 전자 산업의 충격’ 보고서를 통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연간 매출이 내년에도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은 올해 매출이 15% 줄면서 2000년대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감소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의 이유로는 △스마트폰·컴퓨터 등의 수요부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중 반도체 업체들의 위기 △한·일 갈등 여파로 한국 기업들의 취약성 고조 등이 꼽혔다.
이 보고서는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일본과의 충돌로 더 취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 산업은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한국 반도체 회사는 일본산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의 부품소재를 대체하기 어렵지만 일본은 한국 외에서도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반도체 및 전자기기 업체들의 위험요인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초 미국은 중국의 감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체들을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 올렸다"며 "중국과 미국 기업들은 새로운 무역 제한에 직면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감시카메라 업체 하이크비전 등 28개 중국 기관 및 기업을 거래제한 목록에 추가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내년 상반기 반도체 시장 반등 가능성과 상반되는 의견이다.
앞서 가트너그룹 등 반도체 등 첨단분야 전문조사업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증가와 5G 등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이유로 올해 또는 내년 중으로 반도체 바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