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주요 인수후보가 구주 지분 가격을 매우 낮게 평가해 매각 불발 우려가 남았다는 점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과거 금호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 구주 가격을 저평가했던 것이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된 경우라 큰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적격 인수후보인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그룹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이 모두 입찰을 마쳤다.
다만 KCGI 컨소시엄은 뚜렷한 전략적 투자자(SI)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현대산업 컨소시엄과 애경그룹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수후보자들이 신주로 인한 투자에 중점을 둔 나머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의 가치를 4000억원 미만으로 과소평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도자인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라 평하기 어렵다.
이는 본입찰 직전인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종가(5310원)로 지분 31.05%의 가치를 평가한 3647억원과 거의 유사하다. 같은 날 종가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패키지에 포함된 에어부산(1474억원)과 아시아나IDT(1476억원)의 가치를 감안하면 과소평가를 넘어 평가 절하된 수준이다. 이에 금호그룹 내부에서는 이 같은 가격으로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구주에 대한 평가 절하는 과거 금호그룹 스스로가 뿌린 씨앗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그룹 스스로도 과거 인수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구주 가치를 평가 절하한 것이 이번에도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2015년 2월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총 매각가가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당시 매각가가 확정되기 직전인 2015년 1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가치는 총 8261억원(아시아나항공 4448억원, 금호산업 381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을 기초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1조원 수준의 매각가를 추산한 것이다.
그러나 2015년 2월 금호산업의 적격 인수후보로 선정됐던 호반건설은 구주 인수가로 6007억원을,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7228억원을 써냈다. 결과적으로 박 회장이 승리했으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긴 커녕 유가증권시장에서 판단한 가치보다 더 평가 절하한 가격을 책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구주 가격이 너무 적어 좋지 않을 수 있겠지만, 과거 자신들이 뿌린 씨앗"이라며 "산업은행이 당시에도 구주 가격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매각을 진행했듯이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