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올해 바닥을 찍고, 내년에 상승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 나왔다. 주목할 종목은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주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대표이사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맥쿼리코리아데이2019'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 증시는 디플레이션 위기에 놓여있지만 증시 사이클 상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경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0%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황 대표는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유가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폭은 더 크다"며 "한국의 디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금까지 증시 흐름을 봤을 때 내년 주가지수는 올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이미 주가지수에 반영돼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황 대표는 "내년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산업이 국내증시의 대장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를 본다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효과에 주목해야겠다. 이날 간담회에서 래리 후 맥쿼리증권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현재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기 하향 흐름을 끝내려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11년과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2014년과 2015년 오일쇼크 기간 동안 중국 정부는 정책 강화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번에도 정부는 경기 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과 중국 정부가 2~3개월 내 스몰딜을 도출할 수 있다면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부채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대부분 내부에서 발생된 것이기 때문에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외채 보유액은 1조 달러 수준으로 GDP의 10%에 불과하다.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외채 비율이 80%에 육박했던 것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현대적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빅터 슈베츠 맥쿼리증권 수석 아시아 전략가는 "주요 은행들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전 세계 GDP 성장률은 2%, 신흥국은 4%를 달성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성장률로 400~500조 달러에 달하는 금융시장을 지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화폐이론을 활용해 통화정책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낮춰 리플레이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화폐이론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선 지속적으로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펴 금융자산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