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본입찰 D-2…HDC '굳히기' vs 애경 '뒤집기'

2019-11-0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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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미래에셋대우 파트너 삼아 초반 높은 평가

애경, 스톤브릿지 끌어들여 현금동원력 우위 확보

정몽규 HDC 회장(왼쪽)과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동방] 하늘길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결과는 아직 하늘 만이 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팽팽한 2파전을 펼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이 오는 7일 열린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그리고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참가할 예정이다.

앞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지난 9월 10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HDC 컨소시엄, 애경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을 선정했다.

HDC 컨소시엄은 적격인수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5월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이 이끌고 있는 HDC그룹은 자산 10조6070억원에 매출 5조4570억원, 자기자본 4조7440억원, 당기순이익 1조19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품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이 컨소시엄 파트너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2015년 호텔신라와 세운 ‘HDC신라면세점'과 함께 상승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싱겁게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위기감을 느낀 후발주자들은 하늘이 준 기회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애경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았다. 애경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지난달 2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각각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이끄는 애경은 지난 5월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자산 5조1600억원에 매출 4조5270억원, 자기자본 2조7220억원, 당기순이익 3170억원을 기록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중견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애경이 즉각 조달 가능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HDC 컨소시엄이 보유한 자금은 1조원 규모로 전해졌다. ‘머니 게임'에서 밀렸던 애경은 운용자산 1조원 이상을 보유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며 경쟁자를 넘어서게 됐다.

애경은 HDC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다. 회사 설립 14년 만에 제주항공을 우리나라 1등 저비용항공사(LCC)로 키운 경험이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모두 인수하면 업계 1위 대한항공을 위협하는 항공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 항공사 인수합병(M&A) 사례 중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가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다”며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치는 입수합병은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다”며 본입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본입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작다. 이들은 전략적 투자자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채권단과 정부 등은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은 국내 전략적 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규모를 2조원 안팎 수준으로 보고 있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6개 자회사까지 묶어서 파는 것을 원하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아시아나 부채는 올 상반기 기준 9조5899억원 규모다. 부채비율은 660%에 달한다. 올해 2분기에는 영업손실 1241억원을 냈다. 채권단은 매각대금으로 아시아나에 투입한 영구채 등 대출 8000억원을 우선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주식매매 계약 체결 등 절차가 진행된다. 금호산업은 연내 매각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오는 7일 열린다. 이날 하늘길 주인이 결정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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