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 친구들이 ‘네가 국가대표?’냐며 안 믿는 눈치였어요.”
30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엑스파크장에서 만난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선수들은 학교 끝나고 방과 후에 모인 10대였다.
스케이트보드 파크 부문 국가대표 조현주(13) 선수, 스티리트 부문 국가대표 은주원(19)는 한국 최초의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다.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는 2018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쟁쟁한 성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이기고 10대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은주원 선수는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가 됐다는 것에 학교 내에서나 밖에서 다 관심을 받았다”며 “신기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주 선수는 국가대표가 되면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조 선수는 “처음에 친구들이 안 믿는 눈치였다”며 “조퇴하고 훈련 가는 걸 부러워하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보드 종목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종목이다. 최근에는 도심 공원이나 한강 둔치 등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로 늘었지만, 정식 종목으로는 생소하다.
조 선수는 “스케이트보드는 길거리 문화에서 탄생한 스포츠고 종목도 파크, 스트리트 두 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은주원 선수는 “스트리트는 누가 더 높은 곳에서 보드를 화려하게 돌리는지, 파크는 누가 더 멀리 밀고 나가고, 더 높이 뜨는지를 보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10대인 만큼 학업에 대한 끈도 놓지 않는다. 매일 수업 마치고 모이는 건 기본이고, 대회 기간이면 수업을 빠지기 일쑤다. 고등학생인 은 선수는 1교시만 마치고 훈련장으로 향한다. 그는 “훈련 때문에 친구들과 있는 시간도 적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 들렀다가 나오니 체력소모가 있긴 하다”고 전했다.
아직 초등학생인 조 선수는 수학시간을 앞두고 조퇴할 때는 좋지만 체육시간을 빠지는 건 아쉽다. 그는 “해외 대회를 다녀오면 그사이에 한 단원이 끝나고 시험을 보는 경우나 진도를 따라잡는 게 어렵긴 하다”면서도 “학교를 많이 빠진 것에 비해 공부를 잘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은 선수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리스트다. 조 선수도 2019 반스 파크 시리즈 아시아대회 여자 파크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 모두 아시아권에선 이미 유명한 실력파지만 유럽권이 전통적으로 강호인 만큼 아직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2020도쿄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선 내년 5월까지 올림픽 출전 랭킹 포인트가 필요하다. 은 선수는 “(아시안게임 때) 보드를 타고나서 점수가 화면에 떴을 때는 울컥했다”며 “올림픽 출전 기회가 된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조 선수는 “아직 올림픽 포인트를 많이 쌓지는 못했다”면서도 “내년 5월까지 최대한 내 기량을 끌어올려 올림픽에 갈 수 있게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은 선수가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백사이드스리식스티다. 말 그대로 뒤쪽(백사이드)으로 한 바퀴 도는(스리식스티) 것이다. 조 선수는 가장 자신있는 기술로 킥플립을 뽑았다. 킥플립은 보드와 몸이 함께 점프해 회전하면서 착지하는 기술이다.
두 선수는 하나의 기술을 성공하기 위해 수백 번 넘어지며 연습한다. 조 선수는 “넘어졌을 때 아프지만, 이 기술을 무조건 오늘 꼭 해내고 만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은 선수도 “가끔 화가 나고 짜증도 나지만 (그 기술을) 성공하면 화와 짜증이 다 풀린다”며 “그맛에 계속 보드를 탄다”고 웃으며 겸연쩍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