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LS그룹, 새 동력 찾을까

2019-10-1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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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강자, ‘진화’ 여부 관건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LS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LS그룹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인프라’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사업으로 위기 발생 시 대응과 향후 성장을 위한 전략이 필수인 분야다. 최근에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스마트그리드, 친환경 기기 등을 통한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성과는 미미하다.

그룹 성장은 이미 멈춘 상황이다. 사업다각화도 약화되면서 실적 가변성도 높아졌다. 사업효율성을 위한 구조조정과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는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LS그룹이 인프라의 진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되면서 새출발을 알렸다. 주력 사업은 LS전선과 LS산전을 중심으로 한 전력, 교통 SOC 등 ‘인프라’다. 세부적으로는 전선, 기계, 동제련, 에너지 등으로 특정 사업에 편중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각 부문은 내수 산업 한계와 해외 성장 기대라는 상반된 상황에 직면해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각 분야의 독과점적인 시장지배력 유지다.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인프라 산업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사업안정성이 확보돼 있으며 여타 산업 대비 변화를 위한 시간적 여유도 있다. 하지만 산업 경계가 점차 흐릿해지면서 현재의 우수한 지배력이 지속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주력 자회사 중 하나인 LS엠트론은 지난 2017년 LS오토모티브와 동박·박막 사업을 매각했다. LS엠트론은 미래형자동차 부품과 솔루션, 친환경기기와 부품 등 그룹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을 담당한다. 알짜사업을 떼어낸 LS엠트론은 트랙터 중심 단일사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익성 저하와 동시에 사업다각화도 약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사업포트폴리오별 매출액 비중은 전선 28.7%, 기계 13.9%, 동제련 30.3%, 에너지 21.3%, 기타 5.8%다. 그러나 전선과 전기기기, 동제련 등 성숙기 사업(LS전선, LS산전, LS니꼬동제련 등) 집중도는 70%를 넘는다. 그룹 전반 성장이 정체된 이유다.

그룹 주요 계열사 합산 기준 연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금융비용은 2000억원대로 현금창출력은 우수하다.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 등 주요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변동에 민감해 운전자본 변동성이 높아졌다. 영업현금흐름 창출 가변성도 확대되고 있다. 주력 사업의 낮은 성장성을 감안하면 신규사업 진출 또는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자금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LS그룹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등을 보면 강점인 ‘인프라’로 회귀한 모습이다. 그만큼 계열사별 실적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선부문(LS전선, LS아이앤디, 가온전선 등)의 지난해 말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3139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742억원 대비 그 폭이 크게 확대됐다. 자본적지출(CAPEX)이 확대되는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된 탓이다. LS니꼬동제련의 FCF 역시 작년 말 기준 1557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인프라’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구자열 회장은 지난 2013년 취임 후 비주력 사업을 지속 구조조정했다. 미래 핵심 사업으로 스마트그리드, 스마트팩토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해저케이블 등에 집중했다. 연구개발과 디지털 전환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목표 실현을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미래의 LS그룹은 인프라 산업에서의 강점을 어떻게 진화시킬지 여부에 그 모습이 달라질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는 “구자열 회장에 이어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경영 승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구조를 감안해 추가 계열분리 가능성을 고려하면 전선부문과 에너지부문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선과 에너지는 인프라 산업의 핵심이자 LS그룹의 강점”이라며 “승계 전 추가 투자 등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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