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올해 7월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IDV는 베트남 현지에 1000여개의 영업점과 현금인출기(ATM) 5만8000개 등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 66조3000억원, 순이익 3809억원을 기록한 베트남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이 기존에 보유한 베트남 지점은 하노이지점과 호치민지점 등 2개였다. 이 두 지점은 주로 베트남 진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자금, 운영자금 대출 등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취급해왔다.
2016년부터는 베트남 현지인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출시하는 등 소매금융 사업을 확대하며 '탈(脫)' 기업금융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또 소매금융에 필요한 영업망 구축을 위해 현지금융기관에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특히 BIDV인수를 위해 3년 전부터 수요조사 작업을 진행했고, 결국 BIDV가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현지 네트워크 확장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BIDV와의 협업으로 확보되는 영업망을 활용해 소매금융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 대출자산 70%를 기업금융에 할애하고 있는 BIDV에, 프라이빗뱅킹(PB)을 중심으로 한 소매금융, 디지털 뱅킹 등 국내에서 다진 하나은행만의 리테일 노하우를 투입해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