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지난달 유엔총회 계기에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실수한 외교부 직원을 숙소로 불러 문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또 한 번 구설수에 휘말렸다.
앞서 김 차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언쟁을 벌인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며 청와대 안보실과 외교부 사이 간 불화설의 주범이 된 바 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3일(현지시간)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駐)유엔대표부 소속 A 서기관에게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A 서기관은 '김 차장의 숙소 방으로 불려가 지적을 받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의전 실수를 한 것을 김 차장이 심하게 질책했느냐'라는 질문에 "심하게 질책(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지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차장이 고성을 지르면서 질책한 게 맞느냐'는 물음에는 "제가 그 상황에서 부당하다고 느꼈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보고했을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 서기관이 김 차장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이야기까지 언급됐다.
이를 두고 김 차장의 의도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해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통상 대통령 의전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담당 부서장 등을 통해 문제 삼는 게 일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김 차장이 다른 부처에 속해있는 직원에게 직접 지적을 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김 차장이 지난달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갈등설과 관련,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더욱 논란이 예상된다.
김 차장은 4일 오전 청와대 내부 회의에 참석했지만, 이번 일과 관련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 또한 "유엔 총회 관련 행사 진행 세부 사항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이번 일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잡음으로 작용,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등 산적한 현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