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신임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IMF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포부를 밝혔다. IMF 집행이사회가 성명을 통해 게오르기에바의 선임을 공식화한 직후였다.
게오르기에바 신임 총재는 지난 2010년부터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서 예산과 인권 등 주요 부문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1990년대부터는 세계은행(WB)에서 환경 담당하는 경제학자로 일했다. 2017년 초부터 WB 2인자인 최고경영자를 맡아 왔다.
통상 IMF 총재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권에서 발탁된다. 게오르기에바 신임 총재는 불가리아 출신이다. 동유럽에 있는 불가리아는 유럽에서 신흥 시장(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된다. AP통신 등은 신흥 시장 국가에서 배출된 첫 IMF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게오르기에바 신임 총재의 취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민감한 시기에 수장 교체가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1조 달러 이상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IMF는 189개 회원국들이 금융 위기에 직면했을 때 긴급 대출을 제공한다. 국제 통화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게 설립 목표다. 작년에는 아르헨티나와 IMF 역사상 최대 규모인 570억 달러 상당의 구제금융에 합의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고 신호가 깜빡이고 있는 만큼 우리는 시험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회원국들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경기 침체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나디아 다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워싱턴DC 지부장은 게오르기에바 신임 총재의 활약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IMF 이사회는 총재 선발 절차가 '투명하고 공개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비유럽권 후보자가 지명되기에는 너무 정치화돼 있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IMF는 66세인 게오르기에바를 위해 후보 추천 마감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총재 연령 상한선(65세)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부터 IMF를 이끌어온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뒤를 이어 IMF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수장인 게오르기에바 신임 총재는 10월 1일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2024년까지 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