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이 23일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의혹이 곧 사실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인터뷰에 응하거나 입장을 내지 않아 궁금하신 점이 적지 않으셨을 줄 안다"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고, 현재 근무 중인 기관과 무관한 일로 기자분들의 취재에 응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오후 한 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 장관의 자녀들이 고교 시절 서울대 공익법센터에서 허위로 인턴 활동을 하고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조씨가 인턴 활동을 했을 당시 한 원장은 공익인권법센터의 센터장을 맡았다.
한 원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10년 전, 6년 전의 상황에 대하여 상세히 기억하기 어렵지만, 제가 아는 범위에서 나름 충실하게 설명했다. 점차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원장은 "정치적 폭풍 속에서 진실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란 참 어렵습니다"라며 "과도한 억측이 진실을 가리지 않았으면 하고, 차분히 사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과열되는 취재에 대해서도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어야 하는 공간"이라며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원장은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할 수 있는 주민전용공간에 함부로 들어와 집 현관문 앞까지 와서 숨어 있거나 문을 두드리는 일이 거듭된다"며 "컴컴한 복도에 숨어 있던 기자와 맞닥뜨려 쇼크상태에 이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웃 주민들도 공동으로 거주하는 곳이다. 저의 이웃과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집 부근에서 취재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일에 이어 최근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아들 장모씨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장 교수는 논란이 된 조씨 '제1저자' 논문의 책임저자다. 또 장 교수 아들은 조 장관이 속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하고 증명서를 받아 대학 입시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스펙 품앗이'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위로 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취지로 진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과 물적 증거 등을 토대로 증명서 위조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