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오블리주는 유산기부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탄생했다. 유산기부를 결정한 기부자는 예우하고, 유산기부 문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아직까지 국내의 경우 유산기부에 대한 인식이 기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환자치료와 의학연구 발전을 위해 자신의 유산을 기부해 주신 기부자의 숭고한 의지를 계승하고 유산기부 문화의 인식 전환을 위해 세브란스 오블리주를 런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금은 기부자 뜻에 따라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잘 치료 받고, 의학 발전에 사용해 환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세브란스 오블리주 소개와 함께 유산기부자들의 뜻을 되새기고, 연세대 총장공관에서 감사패 전달식을 가졌다.
연세의료원에는 지금까지 총 17명이 유산기부에 참여해 200여억원을 기부했다. 2013년 고(故)한동관 전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시작으로 퇴임 교수들과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생을 비롯해 일반인까지 9명이 91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유언공증을 통해 기부의사를 밝힌 기부자도 9명으로, 기부액만 117억원에 이른다. 유산 기부는 부동산에서부터 예금 등 다양한 형태로 기부되고 있다.
김모임 전 장관은 2014년 연세대 간호대학에 간호발전을 위해 동교동 빌딩과 동산 등 26억원 상당의 사후기부를 약정했다. 김 전 장관의 기부금은 간호 관련 정책 개발과 연구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유산 기부 전에도 10억원을 연세대 간호대학과 세브란스병원에 기부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이나 영국 등 기부선진국에서는 유산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유산기부액은 47조원으로, 전체 기부금의 약 8% 수준이며, 영국은 4조3457억여원으로 전체 기금모금액의 약 15%를 차지한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기부 선진국에서는 유산기부를 공익 실현과 사회적 자본의 축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기부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있다”며 “병원에 대한 기부도 활성화 돼 메이요클리닉과 존스홉킨스병원 등 미국의 주요 병원들 역시 유산기부자를 대상으로 초청행사도 진행하며 예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