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주 4일제 실험…"제도화 가능성 충분"

2023-10-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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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노조와 의료원 관계자들이 11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ABMRC 유일한홀에서 주4일제 시범사업 중간점검 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한성주 기자
세브란스병원 노조와 의료원 관계자들이 11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ABMRC 유일한홀에서 주4일제 시범사업 중간점검 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한성주 기자]
“주 4일 근무제도가 시범 사업을 넘어 제도화 가능성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은 1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주 4일제 시범사업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권미경 노조 위원장은 “지난 10개월간의 시범사업에서 주 4일 근무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병원 노동 현장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작년 8월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노사 협의 통해 주 4일 근무제 시범사업 도입을 결정했다. 이어 올해 1월 1일부터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근무일을 줄여 업무 피로도를 경감하고 의료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시범사업은 신촌 병원 2개 병동, 강남 1개 병동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업무 지속성을 위해 주 4일 근무자는 병동당 5명 이내로 한정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했다. 

병원 노조 측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 참여자 85명과 미참여자 70명의 행복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참여자들은 평균 7.1점으로 미참여자의 평균 5.4점보다 높았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참여자들은 6.2점으로 긍정적인 평균점수를 보였다. 반면 미참여자들의 평균은 4.4점에 그쳤다.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개선 효과도 눈에 띈다. 병원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와 상담 등의 질이 향상됐는지 묻는 질문에 참여자들은 평균 66.3점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는 미참여자들의 평균 54.5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주 4일제에 참여한 간호사 A씨는 “처음 입사했을 때는 몇 년만 버티고 그만두자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같은 근무 환경이라면 결혼을 해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간호사 B씨는 “전에는 환자에게 먼저 말을 걸 여력이 없었는데 이제는 먼저 환자의 안부를 묻게 됐다”며 “간호의 질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노조는 향후 간호사 이외의 행정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당초 올해 1년간으로 정했던 시범사업 기간은 1년 연장됐다.

안상훈 연세의료원 인재경영실장은 “최근 교수들로부터 교직원 주 4일제 실시 여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병원 구성원들과 긴밀히 소통해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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