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35>​] 은행원 연봉 1억 프로야구 선수 2억5천 시대

2019-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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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국내 시중은행 직원들이 올 상반기에 평균 515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최근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같은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면 올해 은행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은행이 공시한 반기 보고서의 6개 은행 상반기 1인당 급여액을 평균하면 5150만원이었다. 작년 상반기 평균 1인당 급여액(4750만원)보다 8.4% 늘어난 것으로, 이같은 인상률은 2013년(19.1%) 이후 가장 높다. 은행별로는 한국씨티은행이 1인당 58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KEB하나은행(5700만원), KB국민은행(5200만원), SC제일은행(4800만원), 신한․우리은행(4700만원) 순이었다.
은행원들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선데 대해 금융소비자의 한사람으로서 사실 불만이 있다. 각 은행이 연간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것은 금융기법이 뛰어나서기 보다 예대(예금과 대출) 마진이 높은 탓이다. 좀 심하게 표현해 금융업이 ‘손안대고 코푸는’ 업종이어서 쉽게 돈을 벌어 직원들 급여를 많이 주게 된다. 안정되고 돈많이 받는 직종이어서 신입 채용때는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린다.

1964년 이전 은행원들의 상대적 연봉 수준은 지금보다 더 높았다. 시중은행 자체가 한일, 상업, 조흥은행 등 3개밖에 되지 않았는데다 대출 이율은 현재보다 더 높아 이익을 많이 냈다. 그런데 박정희 장군이 1963년 12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갑자기 은행원 월급이 깎였다. 왜? 박대통령이 재무부장관을 통해 급여 삭감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박대통령은 5․16혁명이 날때까지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오래 살았다. 박대통령 집옆엔 어느 은행원이 살았는데, 허구헌날 저녁때 불고기를 구워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동네를 진동시켰다. 당시만 해도 웬만한 부잣집이 아니면 집에서 불고기를 구워 먹지 않아 어느 날 퇴근때 박장군이 이웃사람에게 “저집 남자는 무슨 일 합니까”라고 물으니 “은행원인데 대출담당한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조사를 통해 당시 빈번하던 은행 대출 비리를 알게된 박대통령은 취임 얼마뒤 ‘은행원 급여 삭감’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대기업 직원 수준보다 높지 않던 은행원 급여는 2000년을 전후해 은행의 인수․합병으로 인한 새 은행의 탄생, 활발한 금융노조 활동으로 연봉이 가파르게 상승해 1억원을 돌파하게 됐다.

국내 4대 스포츠중 연봉이 가장 높은 종목은 프로야구다. 올해 1군에서 뛰는 10개 구단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2억5천만원으로 프로축구-배구-농구 선수들의 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대우가 이처럼 높은 이유는 연간 800만명 이상이 야구장을 찾을 정도로 야구산업이 발전했기 때문. 젊은 여성들이 프로야구 선수와의 결혼을 선호하거나 미혼 여성 은행원들의 인기가 높은 것은 ‘고연봉’이 부채질을 하고 있다. 만약, 프로야구 선수와 여성 은행원이 결혼을 하게 되면 ‘합계 연봉’이 최소 3억5천만원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만 하다(야구선수의 입단 계약금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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