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카와 사장은 주변 간부들에게 이미 사임 의사를 전했고, 전날 기자들에게도 후임이 정해지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 제기된 자신의 보수 부정수령 문제가 아니라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둘러싼 스캔들에 대한 책임론을 사임 명분으로 내세웠다.
곤 전 회장은 지난해 말 보수 축소 신고를 비롯한 회사법 위반(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된 뒤 퇴출됐다. 곤 전 회장의 퇴출을 주도한 게 바로 사이카와 사장이다.
사이카와 사장의 보수 부정수령 혐의는 곤 전 회장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은 그레그 켈리 전 대표이사의 주장에서 불거졌다. 켈리 전 대표는 사이카와 사장이 자사주의 시장가액에 연동해 보수로 현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주식증가차액청구권(SAR) 행사 시기를 닛산차 주가가 오르던 시점에서 늦추는 수법으로 약 4700만엔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주장했다.
닛케이는 그러나 사이카와 사장이 2005년부터 닛산의 이사로, 2011년부터는 대표이사로 곤 전 회장 체제를 지원한 만큼 곤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사내에 뿌리 깊어 그의 연임론을 의문시하는 소리가 이어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실적 부진과 사이카와 자신의 보수를 둘러싼 의혹에 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더 강해졌다며, 사이카와 사장이 더 이상은 연임이 어렵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사이카와 사장의 이사 선임안 찬성률은 78%로 11명의 이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일본생명 등 일부 대주주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사이카와 사장의 보수 부정수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의 후임 선출을 위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닛산 제휴사인 프랑스 르노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 등이 속한 닛산 지명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사이카와 사장의 후임을 물색해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