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의 불규칙한 궤도는 미국 기술을 이용해 해상과 해안에 일본이 배치한 방어기지를 물리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잇단 시험으로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면서 미군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이다. 북한이 사용한 미사일이 핵탄두를 운반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NYT는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한국과 일본 내 위험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게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부 미사일들은 저고도 비행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기동하는 새로운 무기체계로서, 역내 미군기지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처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미사일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비난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과소평가하는 사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당 지역의 미군 방어력을 압도할 수 있는 사거리와 기동성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전혀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작은 미사일 외에는 핵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아 왔으며 작은 미사일은 이미 많은 이들이 실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무기 개발 능력에 대한 언론의 우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전문가를 인용, 보도한 기사를 통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가 한반도 내 위협 수위를 크게 높였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에서도 미국을 압박하는 조치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를 두고 '일반적인 발사'라며 무시했지만, 지난 수개월간의 집중적인 시험은 북한의 군사력을 높이는 한편 한반도 내 한국군과 미군에 가하는 위협을 고조시켰다"고 평가했다.
스탠퍼드대학의 동아시아학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해 단순히 정치적 메시지의 형태로 보는 게 잘못"이라며 "모든 경우 북한은 매우 명확하고 구체적인 군사적인 목표와 목표 달성을 위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또 "김 위원장이 매력적인 서한과 단편적인 회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도 대북제재 속에서 무기개발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