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대책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소재 100개 이상을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이 품목의 연구개발(R&D)에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게 골자다. R&D를 통해 핵심품목의 기술자립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100+α개 핵심품목에 대한 긴급진단을 올해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이번 대책의 근본 방향은 주력산업의 체질(펀더멘탈)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국가 주력산업에 대한 R&D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첨단산업과 미래산업에 R&D 투자가 많아지면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국가 주력산업은 어느 순간 '기업이 알아서 하겠지'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는 연구비용을 대기업이 담당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소홀히 했고, 연구자는 특허나 논문이 나오는 쪽으로 연구방향을 잡으면서 정부 R&D에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어 "산토끼도 중요하지만 집토끼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주력산업에서 R&D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이번 대책의 큰 방향이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이야말로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들이, 결과를 보여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울컥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30여년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근무해온 과학자로서, R&D 혁신정책을 총괄하는 공직자로서 감정이 복받친 것 같다.
그는 이번 대책을 두고 "과학기술인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라며 결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