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캐나다로 건너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의 위엄을 뽐냈다. 고진영은 나흘 내내 믿을 수 없는 신들린 샷으로 ‘노보기 경기’를 펼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승을 달성했다.
더 대단한 건 연습 라운드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채 나선 경기에서 나온 ‘무결점 플레이’였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고진영은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 통산 6승을 거뒀다. 고진영은 2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과 메이저 대회인 4월 ANA 인스퍼레이션, 7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제패했다. 또 고진영은 2016년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후 3년 만에 LPGA 투어에서 한 시즌 4승을 이룬 선수가 됐다.
다승 부문 선두를 질주한 고진영은 올 시즌 LPGA 투어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등 주요 타이틀 부문 1위 독주 체제를 굳혔다.
사실 고진영은 이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제대로 돌지 못했다. 이 탓에 대회 첫날 파4 홀인지 파5 홀인지 모르고 나선 홀도 있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 캐디가 늦게 도착해 연습 라운드를 제대로 못했고, 프로암에서 9홀을 돌아본 게 전부였다”며 “그런데도 나흘 내내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진영은 대회 나흘간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26개를 낚는 최고의 샷 감을 선보였다. 고진영은 철저하게 캐디의 말만 믿고 코스에 나섰고, 흔들림 없는 샷으로 완벽한 우승을 완성했다.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고진영은 6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고 8번 홀(파3)에서 장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선두 경쟁이 치열했던 9번 홀(파5)은 최악의 위기였다. 하지만 고진영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고진영의 두 번째 우드 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밀려 관중들 뒤로 넘어갔다. 고진영은 벌타를 받고 드롭 후 네 번째 샷을 시도해 홀 옆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라르센은 고진영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고진영은 10, 11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뒤 14번 홀(파5)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고도 버디를 추가한 뒤 15번 홀(파4)까지 또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이미 라르센을 3타 차로 따돌린 고진영은 17번 홀(파3)에서 장거리 버디 퍼트를 넣더니 마지막 18번 홀(파4)까지 보기 없이 버디로 장식해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고진영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올 시즌 우승 수는 24개 대회 중 절반인 12승 이 됐다.
라르센에 이어 고향에서 대회 2연패에 나섰던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리젯 살라스(미국)와 함께 최종합계 19언더파 공동 3위를 차지했다.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은 4~7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는 맹타로 11언더파 공동 2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2주 전 5년 만에 우승을 일군 허미정도 박성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인왕이 유력한 이정은6은 9언더파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