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우승 개근, 박민지의 ‘무아지경’

2019-08-19 13:10
  • 글자크기 설정

보그너 MBN 여자오픈 치열한 경쟁서 생존

KLPGA 투어 시즌 첫 승·통산 3승 수확

무아지경 빠진 독한 정신력으로 매해 우승


“매 시즌 1승씩 하자.”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차 박민지(21)가 내세운 소박한 목표다. 챔피언 퍼팅을 홀컵에 떨어뜨린 뒤 수줍게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은 순박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박민지는 해마다 한 번씩 매섭게 우승을 챙겨가는 ‘독종’이다. 1984년 LA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 김옥화씨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내력이다.
 

박민지가 버디를 잡은 뒤 가볍게 인사하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박민지가 올해도 우승컵을 하나 더 추가했다. 박민지는 18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1)에서 열린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장하나, 이다연, 김자영2를 1타 차로 따돌린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3승째 수확이었다.

2017년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 첫 정상에 오른 박민지는 지난해 ADT캡스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까지 1년에 1승씩 꼬박꼬박 우승컵을 챙겼다. 대회 첫날 4언더파 공동 10위로 출발한 박민지는 2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8언더파 63타를 쳐 단숨에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정상에 올랐다.

박민지가 우승을 이룰 수 있었던 건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자 정신력의 승리였다. 박민지는 둘째 날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스윙이나 성적, 스코어 생각은 하지 않고 코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골프만 하겠다”며 “말 그대로 ‘무아지경’에 빠져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후 마지막 날 한때 김자영2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뒤 마음을 비우고 점차 생각을 지우기 시작했다.

박민지는 “전반에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너무 긴장해 몸이 굳었다”며 “후반에 선두를 내준 뒤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내 샷 하나하나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하자 버디를 3개나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무아지경’에 빠지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방법도 바꿨다. 그는 “예전에는 1~18번 홀 내내 골프만 생각하고 집중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중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너무 힘들었다”면서 “이번에는 볼을 칠 때만 집중하고 중간에 걸을 때에는 다른 생각을 하거나 대화를 나눴다”고 귀띔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