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19일까지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과 체르누스키박물관에서 한국문화재 1300여 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단의 실태조사 사업은 국외에 있는 한국문화재의 관리와 활용을 위해 해외 소장기관의 한국 소장품에 대한 조사·연구를 실시하는 사업으로, 2013년부터 6년에 걸쳐 총 12개국 47개 처에 소장된 3만7000여 점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해 왔다.
기메박물관 실태조사의 경우, 회화·불화·복식·전적(전적 분야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조사 실시) 분야에 집중했던 작년 1차 조사에 이어 도자·공예·민속·불교미술품 및 아카이브 분야에 대해 실시한 2차 조사다. 한국문화재 담당 큐레이터인 피에르 깜봉의 전수조사 요청에 따라 논의가 개시된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여 년 전 조사를 실시한 이후 추가로 수집됐거나 당시 보존처리 등의 이유로 조사하지 못했던 문화재를 비롯해 전적·복식·아카이브·근대시각자료 등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소장품을 망라하는 규모로 진행됐다. 양 기관은 업무협약(MOU)을 통해 실태조사 결과물을 향후 재단의 국외문화재총서로 발간하기로 하고 한국문화재의 보존·복원·활용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메박물관 특별전 ‘부처-성인전’ 에 출품된 15세기 조선시대 불상 ‘목조여래좌상’의 머리에 ‘수정염주’ 복장물이 있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향후 정밀조사를 통해 학계발표 및 보존·복원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불상은 샤를 바라(1842∼1893)가 1888년 조선 방문시 수집한 것으로 기메박물관 초기 소장품 중 대표작이다. 궁중장식품인 반화는 현재 우리나라에도 남아 있지 않아 당시 궁중생활의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한국의 왕’(고종)이 프랑스 사디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재단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올해 상반기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체르누스키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중 근현대미술품 및 아카이브 분야에 대한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아카이브 조사를 통해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46년 프랑스에서의 한국 미술 전시와 1971년 이응노와 제자들에 의해 기획된 전시에 대한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고 재단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