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내부 조회 시 참고자료로 활용했던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저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월례조회를 열고 임직원 700여명에게 아베 일본 총리 두둔과 문재인 대통령 비난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보여줘 구설에 올랐다. 당시 영상에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을 때리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고, 한국 여성들도 7달러에 성매매에 나서는 베네수엘라 여성처럼 될 것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논란이 일자 한국콜마는 9일 사과문을 내고 한일관계 악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환경과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특정 영상을 인용했다고 해명했다. 편향성을 벗어나 올바른 역사인식으로 현상황을 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는 당시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 주가는 각각 전날보다 8.56%, 4.88% 하락 마감됐다. 일본의 무역 보복 이후 광복절을 앞둔 상황에서 회사가 일본콜마 합작으로 출발한 점도 오너 리스크를 높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K뷰티 산업을 선도하던 윤 회장은 12분 19초짜리 유튜브 영상으로 30년 경영을 마치게 됐다.
윤 회장은 평소 역사를 경영의 지침서로 삼았다. 그는 일본에 유출됐던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구입해 2016년 국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그의 자(字)를 딴 서울여해재단을 세워 운영중이다. 최근에는 충무공의 조력자 정걸 장군에 대한 책도 펴냈다. 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채용 시 한국사 자격증에 가산점을 준 일로 유명하다.
이번 유튜브 논란과 퇴진으로 윤 회장 자신이 역사적 교훈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