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일 간 전면적인 경제전쟁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 간 높은 무역의존도, 밀접하게 연관된 양국의 공급체인, 일본 수출 업체들의 부담 등을 감안하면 일본이 한국에 대해 광범위한 금수까지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ML)는 "수출절차 부담이 일본 기업인 만큼 (일본) 정부가 심사목록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일본 수출업체들이 2~3개월 내 수출 허가 취득 등에 적응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해외 IB들은 규제 기간과 관련해선 △한일 모두 선(先) 양보에 대한 부담 △국내 정치변수 △미국 등 국제사회의 소극적 중재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 해결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에서 제외하자 한국이 이에 강하게 반발, 응수한 것은 무역전쟁이 끝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BoA-ML는 "양국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게 보지만, 단기간 내 해결될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 역시 단시일 내 긴장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갈등이 장기화하거나 분쟁 강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분쟁의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경제 영향이 단기·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규제가 장기화되고 차질을 받는 부문이 확대될 경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산업별 재고 보유에 따른 대응여지 등으로 단기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일시 차질을 빚을 수는 있겠지만 일본 부품업체들의 적응, 일본의 과도한 심사 자제 등으로 전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과 日 부품업체들이 2~3개월 내 수출허가를 취득하는 등, 새로운 수출환경에 적응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실질적 금수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BoA-ML 역시 이번 조치에 따른 무역 차질은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우리측의 일본산 소재·장비 국산화 및 대체 수입선 확보 노력에 따라 유동적이나,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광범위화될 경우 국내 주력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고려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BNP파리바는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반도체 외에 전자부품, 의약품, 기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수출규제 장기화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제제 부문 외에 여타 부문으로도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미중 갈등으로 '하반기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IB들은 이번 수출규제가 '심각한 공급차질'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및 전 세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일 간 높은 경제 연계성으로 인해 일본 경제도 이번 수출 규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각이 많으며, 또한 한일 경제를 넘어 아시아 역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경제도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UBS는 한국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경우 베트남, 중국으로도 '영향이 전이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으며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해외 주요 분석기관들이 우려하고 있다"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규제 영향, 양국 간 대응 향방 등 불확실성이 상당한 가운데, 향후 국내경제·금융시장에 대한 해외 시각이 추가 악화될 수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